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프맨작가 Jul 19. 2024

백-12, 애뜻한 고무나무 부녀이야기

고무나무 테이블 스토리 


나무가 저 테이블이 되기 위해서 나무로서 그 얼마나 크게 성장했을까?


나무의 생애가 다한 후 저렇게 통째로 의자와 테이블이 되어서 살게 될 줄 알았을까? 



그래도 사라지는 것보다 저렇게 테이블로 다시 부활하는 것이 낫겠지! 


작년에 외동딸과 나눈 얘기입니다. 


올해 외동딸은 더 높이 더 많이 성장하였고 이미 아빠 고무나무의 키만큼 자랐습니다. 

사회경험이 쌓여가는 사랑하는 외동딸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옛날에 수백 년을 자란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 나무 곁에는 뿌리에서 떨어져 나간 한 뿌리로 새로운 종의 어린 묘목을 바로 옆에 자라게 하는 자식 나무가 있었습니다. 어린 자식의 나무는 아빠 나무를 보면서 대자연에서 살아남는 것을 늘 배우고 있었습니다. 


천둥이 울고 번개가 치는 날에도 아름드리 아빠 나무의 우직한 모습에서 힘을 얻고 묘목은 파르르 떠는 가지를 아빠 나무의 몸통에 기대였답니다. 


아빠 나무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모습으로 어린 자식 나무를 곁에서 지켜주었습니다. 


비바람이 거세면 어린 자식 나무를 막아주었지만, 한 가지는 아빠 나무도 지켜주지 못하였답니다. 


벌목공이 나무들을 베어내는 것을 늘 두렵게 떨면서도 자식 나무에 다가오지 못하도록 자신의 우람한 몸통과 줄기로 잎새들로 가려주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자식 나무를 가려준 것이 오히려 아빠 나무가 벌목공에게 눈에 띄어 버리게 된 셈이었습니다. 크고 우람한 아빠 나무는 벌목 대상 1호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빠 나무는 울창한 숲에서 사람들의 세상으로 변해버리는 벌목에서 자식 나무를 살리는 묘수를 내었습니다. 



"제가 베어지고 사람들에게 이롭게 쓰이도록 해주시고, 


대신에 제가 나무로서의 생애를 다한 후에 제 자식 나무가 저와 함께 곁에서 살아가도록 해주세요!"


벌목공은 외동딸 묘목 나무의 곁을 지키고자 하는, 애뜻한 아빠 나무의 소망을 뿌리칠 수 없었습니다. 


그 자리에 카페를 만들어서 아빠 나무는 원목 테이블과 의자가 되었답니다. 


자식 나무는 테이블과 의자로 변한 아빠 나무 곁에서 계속 자라났습니다. 



카페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부녀 나무는 저렇게 멋진 조화를 이루면서 


나무와 원목테이블로서 세상에 사람들에게 감명을 줍니다.    



            호프맨 작가 지음, "부녀 나무 이야기" -           









오래전 주말에 여기서 이 자리에서 외동딸과 함께 커피 한 잔, 빵 한 조각을 나누면서 

생각난 이야기입니다. 


상상 속의 이야기이지만, 왠지 카페의 하늘을 덮은 이 나무와 그 곁에 커다란 원목 테이블과 긴 의자가 된 나무가 서로 다정한 모습이 꼭 우리 부녀지간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빠는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서 열심히 일하면서 우리 딸이 잘 살아갈 세상을 위해 무언가 의미 있는 역할을 해내고 싶구나. 또 헤어진 지 6개월여밖에 안되었지만, 벌써 그리운 외동딸이 보고 싶네요. 


지난 주말에 다시 이 카페를 찾아서 만났던 그 고무 나무 테이블에 앉아 우리 부부에게 외동딸같은 나무가 말을 걸어옵니다. 고무 나무, 고무 나무 테이블에게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저는 습관적으로 아빠 나무, 엄마 나무, 외동딸 나무 이렇게 명명하고 살아가는 상상을 하고는 합니다. 


나무들이 서로 곁에서 그 자리를 잘 지켜주는 것을 보면서 박수를 보냅니다. 세상의 모든 가족들도 그렇게 서로를 보듬고 응원하면서 곁에서 가족들을 격려하면서 아름답게 살아갔으면 바라게 됩니다. 


오늘 하루도 땀흘리면서 일했습니다. 베트남에서 열심히 일하는 남편, 아빠의 다짐을 적어봅니다. 




이전 14화 100-32, <5천년 나무 블로그단편소설>식목일 탄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