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붙잡고 있던 기획안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도표도 만들고 자료도 모았지만 뭔가 자꾸 막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문득 창밖으로 스치는 가로수 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그 순간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습니다. “오늘은 너희가 더 바쁘구나?” 아무도 들을 리 없었지만 그 한마디가 묘하게 답답한 속을 풀어주었습니다. 고개를 들자 하늘이 조금 더 넓어 보였습니다. 이상하게도 막혔던 문장 하나가 그 자리에서 열렸습니다.
저는 길고양이를 보면 자주 말을 겁니다. “밥은 먹었니? 어디 가는 중이니?” 대답이 돌아오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말을 건네는 순간 제 시선이 조금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문제만 뚫어져라 바라보던 머리가 주변으로 시선을 옮기고 별것 아닌 일에도 호기심이 생깁니다. 그런 순간에 오히려 아이디어가 잘 떠오릅니다. 며칠 전에는 오래 끌던 보고서가 그랬습니다. 고양이에게 건넨 그 한마디가 실마리를 풀어주었습니다.
집에는 작은 화분 하나가 있습니다. 퇴근 후에는 늘 물을 주면서 인사를 합니다. “오늘도 잘 지냈니?” 별 의미 없는 말이지만 이 짧은 대화가 제 하루의 온도를 조금 낮춰줍니다. 어제까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던 아이디어가 그렇게 풀릴 때가 많습니다. 진지하게만 쓰던 문장에 살짝 장난을 섞으면 오히려 설득력이 생기기도 합니다. 해야 한다로만 끝내던 문장이 해볼까?로 바뀌는 순간 창의력은 거기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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