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언어의 한계가 곧 내 세계의 한계이다

by 오동근

몇 년 전, 친구가 무심코 건넨 한 문장 “그건 메타인지의 문제야.”를 듣고 머리가 띵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 왜 어떤 문제는 해결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스스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메타인지라는 단어 하나가 들어오자 머릿속의 흐름이 순식간에 정리되었습니다. 마치 어지럽게 엉켜 있던 서랍 속 물건들에 이름표를 붙이고 질서 있게 배열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어휘력이란 단순히 많은 단어를 아는 능력이 아니라 복잡한 세상을 단순화하고 문제를 명료하게 해결할 수 있게 만드는 힘입니다.


어휘력은 결국 세상을 좁히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좁힌다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복잡한 현실을 내가 다룰 수 있는 크기로 압축해 손에 넣는다는 뜻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휘력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어휘력이 좋으면 글을 잘 쓴다거나 어휘력은 타고나는 재능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어휘력이란 단어의 수가 아니라 그 단어를 얼마나 자기 것으로 소화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단순히 단어를 외웠다고 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지는 않고 단어들이 실제로 내 삶의 어떤 순간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회복탄력성이라는 단어를 배웠을 때 단순히 정의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실패를 떠올리며 그때 제가 어떤 방식으로 일어섰는지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단어는 단순한 글자에서 살아 있는 의미로 변했고 비슷한 상황이 다시 찾아왔을 때 그 단어가 제 행동을 이끌어주는 지침이 되었습니다. 결국 어휘력은 외우는 것이 아니라 경험 속에서 스며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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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길을 선택한 후, 흔들리고 넘어지면서도 끝까지 나아가려 애쓰는 과정. 홀로서기를 꿈꾸며 회사를 박차고 나온 후 겪은 고민과 성장의 기록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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