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하는 사람들

그걸 허락한 건 나.

by 최서연



마인드풀







사람들과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떠드는 시간보다 혼자 가만히 있는 시간이 더 좋아졌다.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혼자 명상하고, 책 읽고,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고, 아직도 배워갈 것이 많은 나를 들여다보는 것이 훨씬 유익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혼자만의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야지 라는 문장이 이번 달의 문장이었던 만큼, 나는 나 자신과의 시간을 최대한 늘렸고, 그러다 보니 나를 돌아보고, 알아가고,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에서 평온함을 다시 되찾았다.


나의 고요한 혼자만의 시간을 자꾸만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가족일 때도, 친구일 때도, 친구라도 하기에는 애매한 사람일 때도 있다.






내가 마음을 내어줄 때는 화답하지, 아니 거기까지도 아니고 최소한의 예의도 보이지 않아 놓고. 자기가 아쉬운 순간에는 나의 약한 부분을 쿡쿡 찌르며 불편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사람들.


아, 나 혼자 고요하게 시간 보내려고 했는데 왜 자꾸 방해하는 걸까, 이 사람들은? 꼭 혼자 있는 게 좋고 충만해 질만 하면 눈치 빠르게 나를 건드린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져 가만히 있지 못하게 만드는 기분이다.


생각해보니 그걸 허락한 건 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요한 혼자만의 시간이 좋으면서도 조금의 아쉬움을 놓지 못해서 그런 얄팍한 연결에 흔들려버린다. 사실은 대화를 나누고도 기분이 썩 좋지 않으면서. 그걸 매번 확인하면서도 말이다.






선뜻 입을 수 없는 옷들이 쌓여있는 장롱이 있다. 그걸 정리하려고 열어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차라리 장롱을 통째로 갖다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사 모으는 편이 쉽지.


그래서 우리는 리셋의 유혹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가끔 리셋을 하고 싶다. 인간관계도, 때로는 내 인생도.


지금까지 쌓아온, 잘못되었을지도 모르는 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들여다보고, 바로잡아가는 것이 엄두가 안 나서.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온다. 그러면 또 적당히 덮어놓고 지나가게 된다. 하나하나 마주 보고 보내기가 어려워서 모르는 척, 차라리 통째로 갖다 버리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 거다.



명상을 할수록 나는 나 자신을 더욱 잘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나를 위한 선택을 해나가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그 전의 나와는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 그 전의 나와 가까웠던 사람들이 조금씩 불편해지는 감정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비슷한 에너지를 끌어당기고, 다른 에너지는 끌어당기지 않을 테니까. 내가 1에서 2로, 2에서 3으로, 또 3에서 4로 이동하고 있다면, 나는 1과는 많이 멀어진 사람일 것이다.



어려워도 정공법을 택하는 게 빠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마주한 문제들은, 내가 똑바로 쳐다보고 해결한 관계들은, 다시 찾아와서 나를 고민하게 만들며 나의 고요한 시간을 빼앗지는 못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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