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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서연 Apr 07. 2022

손목이 너무 아파요

이것도 스마트폰으로 보면서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는 나의 손목


스마트폰, 마우스, 문고리 열고, 넘어지는 순간 손으로 짚고, 과도한 운동 레벨로 손목을 지지한 상태로 운동까지. 하루 종일 무리한 내 손목에 충격과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이 친구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손상이 되고,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손목과 발목은 굉장히 비슷한 관절이다. 손과 발에 3개의 아치가 있는 것부터, 한번 다치면 회복되고 끝이 아니라 그때부터 통증과 손상이 계속된다는 것, 하루 종일 쓰면서도 생각보다 우리가 무관심하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평소에 손목, 발목을 신경 써서 운동하는 사람 보셨나요? 다치고 아프고, 움직이기 불편해지고 나면 그때서야 봐주기 시작하죠.


내 코어가 안정적으로 지지를 해주는 상태에서 어깨와 팔과 손목과 손가락이 협응 하여 올바른 패턴으로, 과도하지 않은 힘을 쓰며 올바른 움직임을 해왔다면 손목이 손상되지 않았겠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일단 코어는 차치하고, 손목이 일상생활에서 잘 지켜지려면


1. 중립에서 벗어나 잘못된 자세로 오래 있지 않고,

2. 손목 관절의 공간이 충분해야 하고,

3. 손목이 중립에서 벗어나게 되는 순간에, 반대로 손목의 중립을 유지해줄 수 있는 근육들의 힘이 있어야 한다.




손목의 중립은 무엇일까


인체의 모든 관절은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스트레스를 배분할 수 있는 상태이다. 움직임이나 충격이나 흔들림이 와도 그 자세를 유지할 수 있어야 안정성이 확보된다.


손목의 중립

어떤 관절이든 중립에서 벗어난 특정 자세에 오래 머무르면 그 상태를 감당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고 과도한 힘을 쓰기 시작한다. 그러면 그 자세에서 힘을 쓰고 있는 근육이 바짝 긴장한 상태로 오래 있게 되고, 타이트해진다. 그렇게 되면 내가 나중에 그 자세를 벗어나 움직여도 그 경직되고 한껏 긴장되어 있는 근육들은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계속해서 힘을 쓰려고 하려고 할 것이고, 반대되는 근육들은 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마치 회사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한테 일을 더 시키고 안 하는 사람들은 계속 안 하는 것처럼 말이다. (진짜 그르지들 마요)


하루종일 무리하는 내 손목


다만 손목이 다른 관절들과 다른 점은 강력한 힘을 쓰기보다는 (물론 그래서 다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강력한 힘이라기보다는 과도한 힘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작고 섬세한 동작들을 끊임없이, 자주 해내야 하는 관절이라는 것이다. 이 글을 보려고 손가락을 이용해서 쓱쓱 내리는 것처럼. 손목과 손가락들이 하루 종일 얼마나 많이 움직이고 있는지 나는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 작고 섬세한 동작들을 계속해서 하던 내 손가락과 손목 관절들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스마트폰이라는 무거운 벽돌을 하루 종일 들고 있고, 마우스를 계속해서 움직이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 손목이 뒤로 젖혀진 자세(신전)로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손목이 신전된 상태는 필연적으로 손목 관절의 공간을 좁아지게 만든다.


손목에 정말 안좋은 자세입니다(feat.손목 터널 증후군)


이 자세는 손목을 신전시키는 근육들은 긴장한 상태로 항상 힘을 쓰고 경직되어 타이트해진다. 그러면 내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지 않아도 근육들이 긴장해서 과로하고 있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손목 터널은 좁아지고, 좁아진 손목 안에서는 뼈들이 섬세하게 잘 움직여주지 못해 부딪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통로를 지나가는 신경과 인대가 자극을 받기 시작해서 통증으로 연결된다.


물론 통증이 곧 손상과 100프로 일치하지는 않는다. 나는 아픈데, 병원 가면 아무 이상도 없다고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보라. 통증을 자세히 살펴보면 손상 그 자체에 대한 감각이라기보다는 위험신호에 가깝다. ‘위험해!’라는 통각 수용기의 감각이 뇌의 처리과정을 통해 통증으로 인지될 수도, 통증으로 인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손목을 다친 경험이 있고 그에 대한 예민도가 높은 경우, 일상생활에서 잘못된 움직임 패턴이 많이 누적되었을 경우, 같은 위험 신호라도 뇌는 그간의 경험을 통해 통증으로 인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경우에는 내가 이 움직임을 해도 안전하다는 것이 뇌에 충분히 인지되어야 통증이 사라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도하지 않은! 나의 근육에 맞는 난이도로 가벼운 움직임을 반복하고, 거기에 익숙해지면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여기에 다양한 움직임을 더한다면, 뇌는 내가 어디로 어떤 힘으로 움직여도 안전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것이고, 실제로 그 과정에서 건강해진 근육들이 나의 움직임을 적절히 도와줄 것이기 때문에 통증도 사라지고, 움직임과 운동 능력도 좋아질 수 있다.


(*신경가소성 - 우리의 경험이 신경계의 기능적 및 구조적 변형을 일으키는 현상)




그래서 손목 운동은 어떻게 하면 되나요?


자, 그럼 내 손목과 함께 이 많은 과정을 해나가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손목이 아프니까 손목을 얼른 고쳐야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역시나 손가락은 손목으로, 손목은 또 팔과 팔꿈치로, 또 어깨와 코어로 연결되어있다. 아, 그냥 손목 아파서 본 글인데 청사진이 너무 크다. 일단 오늘은 손목만 이야기할게요!


매일 쓰는 손목이니 지금 당장! 틈틈이!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1. 간단한 마사지 2. 스트레칭과 가벼운 움직임 3. 강화 운동 딱 세 개!




1. 마사지

운동 전에 혈액 순환을 도와서 손목 주변 근육들의 컨디션을 좋게 만들자. 이것만 해도 손목 주변에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너무 세지 않게 지그시 조물조물 왔다갔다 왕복 10번



2. 스트레칭 겸 움직임

과도하지 않은, 올바르고 다양한 움직임은 우리의 관절에 붙어있는 근육들이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a. 주먹 꽈악 쥐기(중립인지)

주먹을 진짜 꽉 쥔 상태로 아래 위로 조금씩 움직여주세요(5회)

 

b. 김밥 말기 운동

(움직임은 항상 과도하지 않게) 과도한 운동으로 아픈 분들이 아니면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합니다!

갈비뼈가 앞으로 움직이지 않게!




3. 강화 운동

일상에서 손목이 중립을 벗어나려고 할 때, 중립을 유지할 수 있는 근육들의 힘 길러주기. 검지 손가락 아래 있는 손 볼을 바닥에 잘 눌러주셔야 합니다!

두 손목을 동시에 들어야 합니다! 5회x3세트


네발기기 자세에서 너무 어렵다면 앉아서 벽에 손을 대고 체중을 약간 실어서 해보세요!


*3번 운동 주의

손목을 앞으로 팍 밀듯이 하면 안되요! 들어올리는 힘으로 과하지 않게!!!


손목은 힘이 아주 센 근육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무리하지 않고, 과도하지 않게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스마트폰, 마우스 잠깐 내려놓고 김밥 말기 운동 꼭 해보세요! 손목뿐만 아니라 어깨랑 가슴 앞면까지 시원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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