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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서연 Mar 02. 2022

저는 배에 힘을 줬는데 왜 더 빵빵해지죠?

진짜 코어를 쓰는 방법-겉근육과 속근육


간단히 말해서 식스팩은 코어가 아닙니다.


복부 근육을 키우겠다고 냅다 윗몸일으키기나 크런치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코어 근육이 강화되는 것도 아니고요, 운동을 많이 해서 식스팩이 아무리 선명하고 딴딴해도 코어 운동만 하면 사정없이 흔들거리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럼 코어가 대체 뭘까요?


이너 코어 근육은 복횡근과, 골반기저근, 다열근, 횡격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복횡근은 복부 근육 중에서도 가장 안쪽에서 복부를 가로결로 복대처럼 감싸고 있는 근육이에요. 이 근육은 몸통을 작아지게 조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골반 기저근은 골반부 주변의, 우리 몸통의 아랫면을 감싸주는 근육들이고요, 다열근은 척추 사이사이에 붙어 척추를 세우고 있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근육이죠. 그리고 횡격막은 호흡에 관여하며 코어 근육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합니다. 이 네 가지 요소가 나의 이너 코어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몸통에서 이 부분만 떼어서 생각을 해보면 뼈라고는 요추 밖에 없다는 게 보이시나요? 코어 근육이 없다면 내 몸통은 바르게 서있기도 힘들어질 것입니다. 요추로만 버티고 있는 나의 몸통을 세워주고, 내부에 있는 장기들을 보호하고, 내가 팔다리를 움직이며 걸어 다니고, 활동하는 동안 나의 몸통을 지지해주는 중요한 근육들이죠.


뿐만 아니라 내가 물컵을 손에 들고 물을 마실 때에도 코어 근육은 활성화됩니다. 내가 손으로 물컵을 들고 입으로 가져오는 동작을 생각해보면, 팔과 어깨 근육들만 사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요. 사실은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팔을 뻗어 물컵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코어가 가장 먼저 활성화됩니다. 팔과 어깨 근육이 움직이기도 전에 말이에요. 안정된 코어에서 기초적인 힘을 보태준다면 내 어깨와 팔은 엄청 큰 힘을 쓰지 않고도 그 동작을 할 수 있겠지만, 코어가 불안정하고 약화되어 있다면 나는 그 동작을 어깨와 팔을 감싸고 있는 근육으로 다 해내야겠죠. 그러면 어깨 주변의 근육들은 불필요하게 과활성화되면서 점점 뭉치게 될 거고요.



그렇게나 코어 근육이 중요하다고 하니, 윗몸일으키기도 해 보고, 플랭크도 해봅니다. 근데 그게 과연 코어를 제대로 쓰는 걸까요? 내가 윗몸일으키기를 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근육은 몸통을 접는 역할을 하는 근육, 즉 복직근입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식스팩이죠. 그 친구들은 복부 근육 중에 가장 겉에 있는 근육으로 힘이 세고 큰 근육들입니다. 그 근육들을 써서 계속 윗몸일으키기를 한다면 식스팩은 생길지 몰라도 코어가 제대로 강화되지는 않습니다.


이너 코어에 해당하는 복횡근은 몸통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적극적으로 어떤 움직임을 만들어 주는 역할은 아니지만 척추를 안정화시키고 허리를 지지해주는 역할을 하죠. 이너 코어의 활성화 없이, 겉에 있는 복직근이 윗몸일으키기를 다 해주고 있다면 그 안쪽에 있는 다른 근육들은 굳이 일하려고 하지 않아요. 이전 글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우리 근육들은 매우 효율적인 조직이라서요. 어떤 근육이 무리해서라도 그 일을 하고 있다면 다른 근육들은 굳이 힘을 쓰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계속 복부 운동을 한다면 허리는 지지받지 못하고, (윗몸일으키기의 경우) 뒤로 밀려버리거나 (플랭크의 경우) 앞쪽으로 튀어나오기도 하죠.


그래서 내가 윗몸일으키기를 할 때 겉에 있는 근육들이 힘을 쓰고 있다면 복부가 빵빵해지면서 단단해지게 됩니다. 겉에 있는 복부 근육들이 과활 성화되면서 이 운동을 다 해내고 있는 거죠. 그래서 내가 복부 운동을 하거나 플랭크를 하려고 힘을 썼을 때 오히려 복부가 빵빵해지면서 단단해졌다면 겉에 있는 근육들이 이 모든 운동을 해내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너 코어 중에서도 복부의 가장 안쪽에, 복대처럼 나의 몸통을 감싸고 있는 복횡근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복횡근


왜 복부 운동이든, 코어 운동이든 하려고 배에 힘을 주면 빵빵해지는 걸까요?

 

지금  코어는 윗몸일으키기를  만큼의 힘도 없고, 정확히 쓰는 법도 몰라서 그렇습니다. 복횡근은 적극적으로 어떤 움직임을 만들어 주지는 않기 때문에 내가 의식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활성화되지 않아요.  상태에서 그냥 복부 운동을 하면  약해진 코어는 힘을  줄을 모르니, 겉에서  힘을 써내는 근육들을 통해 어떻게든 동작을 해내게 되는 거죠. 그렇게 복부 표층에 있는 근육들이 과활성화되거나, 혹은 다른 근육들의 보상작용으로 목이나 어깨가 도리어 아픈 경우도 있고요.


그럼 코어만 써서 윗몸일으키기를 하면 되는 것이냐? 또 그것도 아닙니다. 코어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운동을 한다는 것은, 어떤 한 두 개의 근육만 쓰는 것이 아니라 속근육은 속근육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겉근육은 겉근육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면서 협응 하는 과정입니다. 속근육들은 힘이 폭발적으로 크지는 않지만 지구력이 좋습니다. 그래서 큰 힘을 쓰지는 않지만 뼈 가까이 붙어있으면서 하루 종일 자세를 유지하고, 복잡하게 맞물려 있는 관절들이 움직일 때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미세 조정하는 일들을 해주고 있죠. 겉에 있는 근육들은 강력한 힘을 내주지만 피로도가 높기 때문에 쓸 때는 켜고, 안 쓸 때는 끌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무리하지 않으면서 움직이고 운동도 할 수 있죠.


이 속근육과 겉근육들의 역할이 바뀌어 버린다면요, 보통 속근육들이 점점 약화되며 겉에 있는 근육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려는 방식으로 근육이 뭉치고, 자세가 변형됩니다. 겉에 있는 근육들은 큰 힘이 필요할 때만 사용되었다가 꺼진 상태가 되어야 하는데, 하루 종일 자세를 유지하고 몸통을 지지해주다 보니 무리를 하고,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뭉치고 결리게 돼요.


복부로 보면 겉에 있는 근육들은 계속 무리를 하면서 힘을 내주고 움직이고 자세까지 유지해보려고 하는데, 뼈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무리 힘을 써도 마음처럼 쉽지는 않죠. 속에 있는 근육들은 힘을 쓰지 않다 보니 계속해서 약화됩니다. 이렇게 잘못된 패턴이 계속 학습되면 고착화되어 우리 뇌와 근육들은 이게 올바른 움직임인 줄 알고 계속 그렇게 움직이게 됩니다.




이너 코어의 핵심인 복횡근의 느낌 찾기


지금 당장 어디서든 할 수 있습니다!


호흡하면서 뱉는 호흡에 배꼽 앞에서 바늘이 다가온다고 생각하고 복부 앞면을 납작하게 줄입니다. 다시 한번 내뱉으며 그 바늘이 옆구리에서도 다가온다고 생각하고 옆구리도 서로 가까워지게 조여줍니다. 그 바늘은 뒤에서도 다가옵니다. 내가 앞면을 줄였다고 해서 뒤에가 훅 구부러져버린다면 그건 힘을 제대로 쓴 게 아니에요. 복부의 앞, 뒤, 옆면이 서로 모여서 몸통이 1센티라도 작아지게 만든다고 생각하고 몸통을 조여봅니다. 몸통이 작아지게 조이는 것이 바로 복횡근의 역할이거든요. (목, 어깨가 긴장하지 않게 주의하세요!)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요? 내 복횡근이 잘 쓰이고 있는지 손으로 확인해봅시다. 누워서 힘을 뺀 상태로 골반 앞에 툭 튀어나온 뼈를 찾아보세요. 거기서 손가락 한마디 정도 안쪽, 또 한마디 아래쪽에 손가락을 쑥쑥 찔러보세요.(지금은 쏙 들어가죠?) 그 상태에서 위에 호흡을 하면서 다시 복부 사방이 모인다고 생각하며 작아지게 조여 보세요. 그럼 복부 안쪽에서 단단한 벽이 생기는 게 느껴지실 거예요.(겉에 있는 근육들이 빵빵해지는 거 말고요!!!) 그 근육들을 활성화해서 잘 유지해봅시다!

복횡근을 느껴보자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동작에 도전하시면 내가 열심히 활성화해 놓은 코어는 사라지고 또 지금까지 습관적으로 써왔던 다른 근육들이 그 일을 대신하게 될 테니까요. 어려운 동작을 하려고, 팍팍 힘을 써서 하는 동작을 욕심내기보다는 내가 만들어놓은 코어가 정말 하나도, 1도 흔들리지 않게 버티면서 호흡하는 것부터 연습하세요. 물이 가득 채워져 있는 물 잔을 내 배꼽 아래에 올려놨다고 생각하면서요.



레벨 1. 정적인 운동

누워서 위에 호흡을 하면서 이제 그 작아진 복부 전체를 바닥에 붙입니다. 앞에서 조이니까 힘 없이 뒤쪽이 밀려나서 바닥에 철퍼덕 내려놓는 것이 아닙니다. 사방에서 작게 조인 복부를 한 번 더 압축해서 바닥에 붙여놓는다고 생각하세요. 내 등 전체, 갈비뼈 뒷면 마디마디, 허리 마디마디, 꼬리뼈까지! 척추 전체가 바닥에 밀착되어있어야 해요. (허리가 천장 방향으로 뜨지 않게, 혹은 엉덩이가 가벼워져서 휙 뜨지 않게)


처음에는 팔다리를 들고 버티면서 내 코어가 흔들리지 않게 호흡만 하세요. 호흡할 때마다 떴다 붙었다 하는 게 아닙니다! 몸통이 압축되어 바닥에 붙어있는 상태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게, 호흡을 한 번 더 얹는다고 생각하세요. 한번 더 호흡하면 1mm라도 더 납작해진다는 느낌으로.


그리고 다리가 힘없이 내 배 쪽으로 쏟아지거나 넘어져 있지 않게. 엉덩이 위에 무릎, 그 앞에 뒤꿈치가 더 낮아지지 않게 유지해주세요.


데드버그(다리 간격은 골반너비)

정적인 상태에서 내가 쓰고 있는 힘들을 정확히 인지하고, 유지할 수 있다면 동적인 운동으로 연결해봅니다. 항상 말했듯이 우리는 멈춰있는 게 아니라 움직이고 생활하면서도 이 힘들을 유지 해야 하니까요.



레벨 2. 동적인 운동

얼마나 움직이냐에 대한 운동이 아니라, 움직일 때 코어가 얼마나 흔들리지 않고 버티냐에 대한 운동이라는 것 항상 기억해주세요.


토탭

다리는 휙휙 움직이지 않게 천천히 같은 속도로. 발은 쾅 내려놓는 게 아니라 정말 살포시 터치만 하고 올라와주세요.



레벨 3. 협응력과 움직임 패턴 연습

토탭 동작에 팔 움직임을 추가해서 걷는 것처럼 움직여봅니다.


토탭+팔움직임

팔다리가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코어를 중심으로 협응 해서 움직여야 합니다. 동시에 시작해서, 동시에 끝날 수 있게. 팔다리 어느 한쪽이 빠르지 않게. 집중해서 타이밍과 속도를 조절하며 움직입니다.



여기까지 흔들리지 않고 하실 수 있게 되면 이 코어 힘을 가지고, 다시 플랭크나 크런치 등 다른 복부운동에 도전해보세요. 내 허리를 단단히 지지해주는 코어의 힘을 느끼면서, 복부가 또 빵빵해지지 않게요! 이너 코어를 기반으로 해서 과도하지 않게 움직임과 운동 범위를 넓혀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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