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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서연 Feb 21. 2022

라운드 숄더는 어떻게 고치나요?

가슴 좀 그만 펴고 어깨를 펴세요!


혹시 이 글을 보면서도 굽은 등과 어깨 사이로 목을 쭉 빼고 있는 건 아니시겠죠?!



“지금 당장 어깨를 펴세요!”


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가슴을 폅니다.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당당한 느낌으로 있으면 어깨가 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죠. 하지만 당신의 어깨는 하나도 펴지지 않았고 갈비뼈만 앞으로 빠져나가 넘어지려고 하는 형태가 됩니다.


이렇게 말이예요



갈비뼈, 정확히는 갈비뼈가 붙어있는 흉추는 후만(뒷굽음)이 있는 게 정상이에요. 척추의 중립은 인체가 중력으로부터, 움직임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가장 효율적으로 배출하고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상태입니다.


척추의 중립 상태


근데 어깨를 펴려고 가슴을 앞쪽으로 내밀면, 갈비뼈가 앞으로 빠져나가 넘어지게 됩니다. 어떤 관절이 불안정한 상태에 있게 되면 그 주변의 근육들은 다치지 않기 위해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어요. 내 어깨가, 혹은 등이 뭉쳐있다고 원망스레 주무르고 두드리지 말아 주세요. 그 친구들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긴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갈비뼈를 계속 앞으로 내밀면 인체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전만(앞굽음)이 있어야 하는 도리어 허리를 뒤로 밀어버리는 전략으로 중심을 잡게 됩니다. 원래 있어야 하는 허리 커브가 사라지는 거죠.(갈비를 도로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방법으로 발란스를 잡아주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이렇게 중립에서 벗어나 버린 자세로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움직이다 보면 척추는 물론, 그 주변에 있는 근육들은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으며, 긴장 상태로 하루 종일 버티게 됩니다. 중립 상태에 있었다면 쓰지 않아도 되었을 힘을 하루 종일 쓰면서 말이죠. 이렇게 되면 근육들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힘도 억지로 많이 쓰게 되면서 근육들이 굳어지고, 잘 움직여지지도 않는 상태로 가게 되죠.




그러니까 가슴 좀 그만 펴세요!


갈비뼈는 빗장처럼 잘 잠가서 내 장기들을 잘 지켜줄 수 있도록 등 뒤에 있는 척추에 가까이 붙어 있어야 안전합니다. 그게 앞으로 계속 밀리며 흘러나오고 있다면 얼마나 무거워질까요? 그만큼 근육들은 더 긴장하게 되겠죠.


일단 갈비뼈를 닫아 제자리에 두기 위해 필라테스에서 가장 많이 하는 흉곽 호흡을 알려드릴게요.(앉아서 벽에 등을 붙이고도 가능!)


등을 대고 누워 다리는 산 모양으로 세우고, 호흡은 코로 마시고 입으로 내쉽니다. 내쉴 때는 튜브에서 바람을 뺀다고 생각하면서 몸통에 있는 공기를 다 내뱉는다고 생각하세요.


1. 내쉬는 숨에 갈비뼈가 옆에서 작아지며 몸통의 중심으로 모아봅니다.


2. 내쉬는 숨에 작아진 갈비뼈를 바닥에 무겁게 가라앉히는 것까지 같이 해봅니다. 명치가 바닥으로 가라앉는다는 느낌으로.





갈비를 제자리에 돌려놓았으면 이제 가슴 말고 어깨를 정확히 펴봅시다.


구부러져 있는 어깨 앞면의 근육들은 짧아진 상태로 긴장되어 굳어져 있을 테고요, 뒷면의 근육들은 늘어나서 “나 좀 그만 당겨!!!”라는 상태로 역시 굳어져 있을 겁니다. 근육들이 제 길이에 있다면 체형은 올바른 상태로 돌아와요. 하지만 무턱대고 스트레칭을 한다고 해서 이 근육들이 진짜 길이가 늘어나는 건 아니에요. 예를 들어 고무줄 길이를 늘리고 싶다고 원래 있던 길이보다 무턱대고 길게 땅겨서 늘려 놓으면 그 길이가 유지될까요? 더 강한 힘으로 원래의 길이로 돌아가려고 하겠죠. 그만큼 근육들은 이 전보다 더 긴장한 상태로 평소의 자세를 계속해서 유지하려고 애를 쓰게 될 겁니다.


정말 가동이 가능한 상태의, 건강한 상태로의 근육을 만들려면 저항이 있는 상태에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내가 가려는 방향으로 움직임 범위를 조정해나가야 합니다. 말로 설명하니까 너무 어려운데요? 한마디로 쉽게 펴진 건 유지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노페인 노게인)


1. 누워서 갈비뼈 무겁게 바닥


2. 어깨 바깥쪽이 바닥이랑 떨어져 있을 겁니다 이 부분을 바닥에 붙이려고 노오오오오력합니다. 30초 유지



내 어깨 바깥쪽이 실제로 바닥에 붙지 않아도 괜찮아요. 당연히 쉽게 붙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당장 바닥에 어깨 바깥쪽이 붙지 않더라도, 붙이려는 힘을 쓰는 상태와 그냥 누워 있는 건 당연히 다르죠.


근데 이걸 하겠다고 갈비가 또 앞으로 열리면 안 되겠죠! 그건 또 가슴을 앞으로 민 것 밖에 안되니까요. 갈비뼈는 갈비뼈 대로 바닥에 붙이려고 하고, 그럼 어깨가 말리는데요? 어깨는 어깨대로 바닥에 붙이려는 힘을 쓰면, 그럼 또 갈비뼈가 뜨려고 하는데요? 네, 맞아요. 그 두 힘을 팽팽히 유지하면서 어느 한쪽도 지지 않으려고 버텨야 합니다. 그렇게 30초를 유지하고 3세트를 하면 순간적으로는 어깨가 그 전보다 펴져있을 거예요. 당연히 평소처럼 생활하면 원래대로 돌아오겠죠?


하지만 라운드 숄더 교정의 핵심적인 원리는 이 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어깨와 갈비뼈 사이에 근육들이 팽팽하게 (힘을 쓴 상태에서) 당겨지며 줄다리기를 하듯 늘어나게 되고, 그리고 등과 어깨 바깥쪽 근육들은 수축하려는 힘을 쓰면서 내 어깨와 팔이 앞으로 늘어져버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힘을 키우게 되죠. 이 반대되는 힘들을 유지 하면서 움직이는 게 중요합니다! 그냥 냅다 쭉 펴고 늘리는 것은 사실 자세 교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요.




어깨를 열심히 펴긴 했는데 열심히 일하고 살다 보면 어느 순간 굽은 등과 어깨를 하고 있는 나를 또 발견하게 되죠. 최종적으로 자세 교정하려면 인지하는 것이 생각보다 중요해요. 내 근육들은 한참 라운드 숄더에 있어왔기 때문에, 그게 정상인 줄 알고 있거든요. 위에 운동을 하면서 느낀 근육들의 느낌과, 바닥에 대고 했을 때의 힘을 기억해서 같은 자세를 벽에서도 해보고, 의자에 앉아서도 틈틈이 해보세요. 일하다가 잠깐 생각났을 때라도 그 자세를 해보고, 그 힘에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내가 라운드 숄더가 되는 순간 ‘아! 내가 어깨를 구부리고 있었구나’ 하는 자각이 그 전보다 빠르게 일어납니다. 그러면 다시 자세를 고쳐 앉으면 되죠. 이 경험들이 내 근육과 뇌에 누적되면 나중에는 바른 자세가 오히려 편안하고 어깨를 구부리고 있는 게 더 불편해집니다. 그때까지 우리 인내심을 가지고 깨작깨작 하루에 1분 아니, 10초 씩이라도 어깨를 제대로 펴는 연습을 해봅시다.(티끌 모아 태산!)




그래도 좀 더 효과적으로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조금 더 적극적으로 등의 힘을 키우는 운동을 하나 더 알려드릴게요. 우리의 두 팔은 생각보다 무거워요. 그 팔이 점점 앞으로 무겁게 늘어지면서 어깨가 구부러지지 않도록 어깨를 펴면서 등근육을 키워 봅시다. 라운드 숄더를 교정하는 목적으로 하는 등 운동은 아까 말했듯이 가슴을 내미는 방법으로는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같은 근육을 타깃으로 한 운동이라도, 목적에 따라서 움직임과 세팅을 다르게 가져가야 해요. 가슴을 내밀어야만 등을 쓸 수 있는 힘을 계속해서 내 근육들에게 교육한다면, 내 등은 그 상태에서만 힘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던 적응의 특수성과 연결되죠​-글 링크) 척추가 중립에 있을 때, 즉 갈비뼈를 닫은, 중립 상태에서 어깨를 정확히 펴서 유지해 줄 수 있는 등근육의 힘을 길러야 해요.



이제는 엎드려주세요. 중력에 저항해서 등과 어깨를 구부러지지 않도록 강화시켜 봅시다.


1. 바닥에서 코 3센티 떼기 (뒷목은 길게)


2. 두 손 넓게 만세하고 엄지손으로 따봉 만들기 (어깨 으쓱하지 않게! 어깨 으쓱하면 승모근만 힘을 써요)


땅으로부터 팔만 둥둥 뜬다 생각하며 들어 올리세요. 라운드 숄더가 심할수록, 팔을 드는 것 자체가 엄청 힘드신 분들도 있을 수 있어요. 많이 들어 올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바닥에서 1mm라도 띄운다고 생각하고 하세요. 처음에는 그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15번씩 3세트)





이게 할만하시면 좀 더 난이도를 높여서 움직임을 더해볼게요. 어깨 펴고 가만히 앉아있기만 할 건 아니니까 결국 움직이면서도 이 근육들이 내 자세를 잘 유지해 줄 수 있도록이요!



1. 배꼽이 매트에 넓게 퍼져있지 않게 배꼽을 작게 꼭 쪼여놓고 해 주세요.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2. 얼굴 전체를 매트에서 5센티 정도, 위에 운동보다 좀 더 들어 올려봅니다. 시선은 매트의 살짝 앞쪽을 봐주세요. 목이 뒤로 젖혀지지 않도록!


3. 두 손을 뒤통수에 올려놓고, 옆으로 크게 크게 원을 그려 허리 뒤에서 두 손이 만납니다.

(이때도 어깨가 으쓱하지 않게 주의하세요!)


이 운동은 내내 상체를 들고 있는 상태에서 해야 해서 코어 힘이 부족하면 허리가 과하게 쓰일 수 있으니, 처음에는 5번 정도로 시작해서 10번, 15번으로 늘려가세요. 역시 3세트!






<필라테스 강사의 단호박 조언> 매거진에서 같이 보면 좋은 글


어깨를 편 김에 팔뚝 살도 빼봅시다!​ 글 링크​


어깨만 문제가 아닐 텐데요? 거북목도 고쳐봅시다! ​글 링크​​​


무엇을 하려든 간에 당신은 코어 운동을 해야 해요! 글 링크



필라테스를 하고 있는 분들도, 필라테스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도, 이제 막 시작하시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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