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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ve J Sep 12. 2024

윌리본부장님, 채용면접때  학자금 대출 있는지 왜물어요

윌리본부장의 채용면접 노하우가 문제되는 이유


오랜만에 진행된 신입사원 채용면접, 조직에 봄바람이 솔솔 부는 듯.. 

 

최근 각 영업팀에서 실무담당으로 키울 대졸신입사원을 2명씩 채용하기로 했다. 사실 사장님이 인원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반기시는 분은 아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그 정도는 필요하다고 판단하신 것 같았다.


윌리 본부장님의 설득도 주효했다. 사실 사장님이 워낙 윌리 본부장님에게 의존하는 편이라 말이 좀 먹혔나보다.


사장님은 오너 2세로 영업과 관련해서는 윌리 본부장님의 의견을 거의 전적으로 수용해주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도 윌리 본부장이 역할을 톡톡히 한 것 같았다. 윌리 본부장님도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갔다. 최근 본부회의 때마다 영업본부 인원추가 건을 언급했는데, '봐, 내가 힘 좀 쓰니 달라지지?'라는 눈빛이 역력했다.


영업팀 당 2명씩 총 6명의 인원을 뽑기로 결정하고 나니 영업본부에는 조금이나마 활력이 돌았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온다는 건 이런 알 수 없는 에너지를 주는 듯 했다. 잭슨 매니저를 경력직으로 잘 안정화 시킨 제이쓴 팀장은 신입을 통해 팀이 더 탄탄해질 생각을 하니 기대감이 커졌다.


HR팀을 통해 들은 바로는 채용절차는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후 최종합격발표의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면접위원으로는 영업본부장인 윌리본부장님, 그리고 각 영업1~3팀장, HR팀장 총 5명으로 꾸려진다고 했다.


어차피 지원자 서류검토는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면접과정을 좀 내실있게 진행해보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사실 제이쓴 팀장은 영업2팀장이기는 하지만 팀장이 되고나서 처음 면접위원으로 참여하는터라 기대감과 긴장이 공존하는 느낌이었다. 지원자로 면접을 많이 받아보기는 했어도 직접 면접위원에 참여하는 건 참 낯설었다. '잘 한번 뽑아봐야지. ㅎㅎ'




윌리본부장이 요청한 필수공통 면접질문 3가지, '지원자의 혼인여부, 고향, 학자금 대출 관련 사항'


인터넷 잡포털에 채용공고가 나간 뒤 서류접수가 마무리되고 나서 HR팀 데이빗 팀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무려 180명이 지원을 했다고 한다.


'30대 1'


제이쓴 팀장은 정말 깜짝 놀랐다. '아무리 채용시장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많은 인원이 지원을 하다니...' 면접 전형을 앞두고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윌리 본부장이 회의를 소집했다. 모처럼 채용인데, 옥석을 잘 골라야한다는 이유였다. 본부 소속 팀장들이 점심을 먹고, 소회의실로 다 모였다.            


-윌리 본부장: 오랜만에 대폭 인원채용이 있어서 그런지 조직에 활기가 좀 도네요. 다만, 경쟁률이 너무 높아서 면접인원을 채용인원의 10배수 정도로 줄여도 60명이나 면접을 봐야 되는 상황이야. 허허허.


-제이쓴 팀장: 네, 본부장님, 팀원들도 새로운 신입이 들어온다고 하니 기대감을 많이 갖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경력직 중심으로 인원을 뽑다보니 팀원들 연차나 직급이 높아져 신입급 직원에 대한 갈급함이 있었는데, 적절한 타이밍이었던 것 같아요.


-윌리 본부장: 그렇지? 그나저나 팀장님들 면접위원 많이 못해봤죠? 내가 여러 번 경험해봐서 아는데, 노하우 좀 공유해볼까해서 불렀어요. 제이쓴 팀장도 아마 면접위원은 처음이지?


제이쓴 팀장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분...내가 다 해봤는데 모드 나오시는데 ㅎㅎ'


-제이쓴 팀장: 아, 네 저도 면접위원 참여가 처음이라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HR레시피라는 유튜브 채널을 봤는데, 면접방식 중에 '역량중심 구조화 면접'같은게 있다고 해서 그걸 한번 적용해보려구요. 질문도 준비해볼까해요. 책도 사구요.


-윌리 본부장: 제이쓴 팀장, 그거 현장도 모르고 교과서에서나 하는 이야기 아니에요? 뭐 역량면접이니, 구조화 질문이니 HR팀이 하기 좋은 말이지, 그게 현실적으로 될 것 같아요? 왜 그렇게 책으로 만사를 해결하려고 하나? 이게 바로 경험이 있고, 없고 차이야. 내가 몇 가지 필수 질문 알려줄테니 참고해봐요. 아무리 처음이지만 초보티 너무 나는거 아니요?


-제이쓴 팀장: 아...그런가요?... 알려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어우...저놈의 다안다 모드...일단 들어나 보자'


-윌리 본부장: 일단 면접 중에 각자 하고 싶은 질문은 노터치할테니 팀장님들이 자유롭게 하시고, 다음 3가지 질문은 필수적으로 꼭 하는게 좋겠어요. 잘 들어요.


우선, 혼인여부 꼭 물어야해요. 아니 입사했는데, 얼마 안가서 육아휴직한다 어쩐다 이러면 곤란하잖아요. 지난번 에 영업3팀에 모 직원도 입사하고 6개월만에 그러지 않았어? 인원이 가뜩이나 부족한데, 휴직하면 좀 그렇잖아요. 채용하는 의미도 없고..


그리고 두 번째는 어디 출신인지가 중요한데, 영업은 직종 특성 상 지방출신이 좀 더 맞는거 같더라고, 좀 험블하게 도전적이라고 할까? 좀 곱상하게 집에서 밥먹으면서 편하게 대학다닌 친구들 보다는 자취하면서 살아본 친구들이 영업에 적합해. 암.


마지막으로 학자금 대출 얼마있는지 꼭 물어봐야 돼. 왜냐? '헝그리 정신' 때문이지. 같은 조건이면, 빚이 좀 더 있어야 이직을 덜 하더란 말이야. 사실 이 질문 3가지는내가 영업분야에서 30년 일하면서 몸소 겪은 암묵지에요. 이런 걸 아~무도 알려주질 않아. HR 애들은 매번 교과서 같은 이야기나하고 말이야...알겠어요? 적어놔요. 듣지만 말고!


-제이쓴 팀장: 본부장님, 중요한 포인트 같기는 한대요...그런데, 좀 예민한 질문인 것 같은데요? 그리고 요즘 채용관련해서 법률이 있어 면접질문도 조심해야한다는 신문기사도 본 적이 있구요. 다시 한번 검토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윌리 본부장: 아니, 제이쓴 팀장, 지원자한테 자유롭게 질문도 못 던져요? 우리 회사 직원도 아니고 채용단계에 있는 지원자에 불과한데, 이것 저것 따져서 사람을 어떻게 뽑으라고? 내가 30년 동안 숱하게 면접 거치면서 경험해본건데, 문제가 없었다니까. 애써 시간내서 이렇게 중요한 암묵지를 알려줘도 받아 먹질 못하니...암튼 이 3가지 질문은 필수공통입니다. 자꾸 HR부서 애들처럼 쫌스럽게 굴지맙시다. 예?


-제이쓴 팀장: 아...네...본부장님...일단 알겠습니다.




채용 면접 시, '혼인여부, 출신지역, 학자금 대출 여부 물어도 되는걸까?'


제이쓴 팀장은 회의가 끝나고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취지였는데, 다른 팀장들이 함께 있는데, 그런 면박을 하다니...


하지만 이번에도 스티브 노무사를 찾을 수 밖에 없다. 나의 고문노무사 ㅎㅎ 스티브 노무사가 내 인생에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전화를 걸었다.


-제이쓴 팀장: 스티브 노무사, 채용관련해서 뭐 좀 물어보자. 이번에 우리 신입사원 채용하는데, 윌리 본부장이 채용노하우라고 알려준 면접질문들이 있어.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확인 좀 해보려고.


-스티브 노무사: 제이쓴, 그냥 넌 자문료를 정기결제하는게 좋겠다. 이 정도면 친구찬스를 넘어서는 수준이야. 그렇지?


-제이쓴 팀장: ㅎㅎ 알써. 이제부터는 내가 질문하고 나서 무조건 커피쿠폰 하나씩 보내줄께 됐지?


-스티브 노무사: 이 쫘~아식. 내가 커피 좋아하는 걸 이용하다니...OK 알았어. 그 정도면 괜찮아. 그래서, 윌리 본부장이 이야기한 암묵지 면접질문이 뭐야?


-제이쓴 팀장: 응, 30년 암묵지라고 하는데 3가지야. '결혼했냐?', '고향이 어디냐?', '학자금 대출 얼마나 있냐?' 내가 말하고도 좀 부끄럽다...


-스티브 노무사: 푸핫! 30년 암묵지? 일부러 웃기려고 이야기한거 아냐? 분위기 띄우려고... 근데 시대를 역행하는 질문이라 놀랍기는 하다.


-제이쓴 팀장: 아냐, 엄청 진지하게 이야기하셨어. 본인의 30년 경력에서 나온 암묵지라고 재차 강조를 하면서...나도 문제가 좀 있는거 같다고 했는데, 자기는 이제 껏 아무 문제 없었다면서 이번에 필수공통질문이라고 못 박았어... 빚이 있어야 이직확률이 낮다는 둥...


-스티브 노무사: 안타깝네. 그래도 요즘에 윗분들한테 의견을 내려고 하면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니 내가 알려줄께.


일단, 윌리 본부장이 이야기한 내용 모두 '채용절차 공정화에 관한 법률(제4조의3)' 정면 위반이라고 볼 수 있어. 관련 규정에서는 구직자로부터 직무수행에 필요없는  몇 가지 정보를 요구하거나 수집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하거든.


수집이 금지되는게 크게 3가지 인데, 첫째는 구직자 본인의 용모, 키, 체중 등 신체적 조건이고, 둘째는 구직자 본인의 출신지역, 혼인여부, 재산이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구직자 본인의 부모님이나 자녀, 형제자매의 학력, 직업, 재산이 포함돼. 그리고 이 규정을 위반하면 무려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고...


-제이쓴 팀장: 헉...진짜 윌리 본부장이 이야기한 질문 모두 여기에 해당되는거네? 으이구... 왠지 불안하더라니...그런데, 출신지역이나 혼인, 재산의 범주가 좀 애매한 거 같기도 한데? 구체적인 내용이 어떻게 되는거야? 좀 헷갈리네.


-스티브 노무사: 먼저, 출신지역에는 출생지, 등록기준지, 성년이 되기 이전의 주된 거주지가 포함되는데, 현 거주지 주소나 주민등록상 주소를 물어보는 건 괜찮아. 그리고 혼인의 경우 미혼, 기혼, 이혼여부가 다 포함되지. 마지막으로 재산은 현금, 동산, 부동산은 물론 부채도 모두 포함되고 규모에 관계없이 수집하면 문제가 된단말씀.... 얼른 윌리 본부장 만나서 다시 이야기 해줘. 법조문만 보여줘도. 할말 없을걸? 이 법이 생긴지 몇 년 안돼서 그럴거야. 너는 암묵지 말고, 명확한 형식지 법조문을 보여줘. ㅎ


-제이쓴 팀장: 와...정말 무지가 죄다....그리고 넌 어떻게 이렇게 아는게 많냐? 스티브 노무사 네가 정말 대단해 보여. 뭘 물어봐도 척척이니...


-스티브 노무사: 그걸 이제 알았냐? 그리고 이번에 커피 쿠폰 2장 보내. 너네 회사 과태료 맞을 뻔한거 내가 살려준거야. 그리고 HR팀에 이야기해서 면접위원 교육 꼭 시키자고해. 면접기법도 중요하지만, 이런 채용절차법을 몰라서 회사가 곤란해지는 경우가 많아. 면접에 합격한 분들이야 그렇다쳐도 떨어진 분들은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잖아. 알간?


-제이쓴 팀장: OK, OK 진짜 그래야겠네. 일단 윌리 본부장과 이야기해보고, HR팀 데이빗에게도 전달할께. 고맙다~



채용절차 진행과 몇 가지 유의사항


채용절차 진행시에는 2019년 7월 부터 시행된 '채용절차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이하 '채용절차법')위반이 없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구인자(회사)는 구직자에게 직무수행에 필요하지 아니한 구직자의 신체적 조건, 출신지역, 혼인여부, 재산에 관한 정보를 요구하거나 수집해서는 안된다.  

또한 구직자 본인의 직계 존비속 및 형제자매의 학력, 직업, 재산에 관한 정보도 요구하거나 수집해서는 안된다.

회사는 채용절차법 위반 소지가 없도록 이력서 양식, 채용공고문을 점검하고, 문제가 있다면 즉각 수정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면접절차 시행 전 면접위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채용절차법 위반 소지가 있는 질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법률 위반 이슈가 없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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