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마음의 통로라던데
영영 닫아 잠글 수 없단 게 기쁘지 않니
이상한 일이지 마음은 귀속된 것인데 약탈할 수 있단 게 말이야 낙루와 간원을 씨실과 날실 삼아 직조한 형체도 대체가 된다는 게 말이야 사랑은 바람과 이음동의어 알갱이도 없이 유수처럼 떠도는 변덕에 작정하고 매이는 생명이 기특하지 형체도 보증도 담보도 없는 찰나를 아주 영속하겠다는 탐욕이 애틋하지 나는 전 인류의 눈을 들여다 보고 싶단 생각을 했어
째깍
째깍
째깍
초속으로 생명이 사라진다 운을 거머쥔 채 생존을 방증 삼아 거드럭대며 바람보다 가벼운 언어를 짓는다 탄산이 사라지고 남은 것들 구강에 들러붙고 종내 질려 버리는 것들 사람은 날 때부터 사람인데 사람답게 살자는 건 어긋난 이치가 아니겠니 폐허의 유일한 생존자는 바람보다 가벼운 언어를 구상할 줄 안다 태곳적에 이름을 잃어 매일 줄 모르고 잠길 줄 모른다
사람이 사랑 없이 어떻게 살아요?
꿈에 대해 토론한 적 있지 그건 다른 세계의 필름 그러니까 우리가 후회를 결코 후회하지 않을 시절의 첫 계절만을 담아 놓은 테이프 나는 자주 불면의 밤을 보내곤 했어 심야의 눈 속으로 별과 벌이 무수히 범람해서 첨예한 모서리가 안구를 긁고 지날 때마다 심장이 견딜 수 없이 간지러워서
하여간에 이상한 일이지
눈은 귀속된 것인데 무단으로 점거할 수 있다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