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라는 소설은 10년도 더된 작품이다. 소설의 주인고인 평범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스기무라씨가 탐정처럼 활동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기무라씨는 대기업의 딸인 나호코와 예쁜 딸과 오손도손 살고 있다. 장인이 운영하는 대기업에서 사내보를 만들며 글을 쓰는 평범한(?) 직장인이기도 하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장인이 호출을 한다. 자신이 데리고 다니던 운전기사가 자전거에 치여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장인은 운전기사의 가족들과도 친했는데 유족이었던 두 딸의 요청으로 인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사위인 스기무라씨에게 맞기게 된다.
스기무라씨는 장인의 요청에 응하여 두 딸인 사토미와 리코를 만나게 된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아버지인 가지타 노부호씨가 아파트 앞에서 자전거에 치여 죽었다는 것이다. 이에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를 해둔 상황이기는 했지만 경찰에서는 미적거리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고 스기무라씨의 장인에게 부탁을 한 것이었다. 둘째딸인 리코는 아버지를 원한을 풀기 위해 아버지의 자서전을 쓰겠다고 때를 쓴다. 그것도 그럴 것이 사토미는 조금은 침울한 성격을 지니고 있고 이와는 반대로 리코는 활달하고 애교가 많고 성격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아버지의 과거를 캐서 자서전을 작성하려고 하는 둘째딸의 성화에 못이겨 스기무라씨는 책을 쓸 수 있도록 도움을 건넨다.
그 와중에 첫째딸인 사토미는 결혼을 해야 하는지 미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둘째 딸은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했으니 미루어야 한다고 떼를 쓰기도 한다. 사토미는 스기무라씨에게 실은 둘째딸인 리코가 자서전을 쓰기 위해 아버지의 과거를 캐는 것이 좋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과거가 생각보다 밝지만은 않았기에 꺼려했다. 그리고 본인이 4살이던 시절에 유괴를 당했던 경험이 깊게 남아 있어서 자매인 리코의 의견과 대립을 하게 된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스기무라씨는 놀랄만한 반전을 하나 둘씩 찾아내기 시작한다. 전단지를 우연히 뿌리면서 단서를 얻게 되기도 하고 목격자와의 진술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간다. 우연히 듣게된 노래를 통해 힌트를 얻기도 한다. 때로는 무턱대고 경찰서를 찾아가기도 하고 발신자가 제한된 전화를 받으며 마치 자신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탐정처럼 마음을 졸이기도 한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스기무라씨가 맡은 사건으로 인해 변화가 이는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그러다 결정적인 단서를 건지게 되고 사건의 전반적인 원인과 결과를 깨닫게 된다. 책을 읽고 든 생각은 다음과 같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하지만 어떤 누군가에게는 사소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마지막 끝맺음 부분이 조금은 급하게 마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아쉬운 소설이기도 했다. 2편을 쓰기 위한 포석을 위함임을 이해는 하지만 한창 클라이막스로 치닫던 분위기가 싹 가라 앉은 것은 아쉬웠다.
나는 내가 읽은 '누군가'라는 소설에 대한 것보다도 '왜 소설을 읽는 것이 중요한가?'에 대해 생각 했던 것을 좀 더 나누고자 한다. 소설을 읽는 이유는 나는 단 한 가지라고 생각한다. 내가 현실세계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의 폭은 한정적이다. 다양한 직군의 사람이나 다양한 성격의 사람을 만날 수는 있겠지만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가 어찌됐건간에 존재한다. 소설은 다양한 성격의 주인공들와 조연들을 보여줌으로써 경험할 수 있는 폭을 넓혀 주는 것이다. 심지어 주인공과 조연들이 한국인이 아닐 경우 더 넓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치 이것은 머리 속에 새로운 웜홀이 생기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력이 생긴다.
그렇다면 사람에 대한 이해력이 생기게 된다면 어떤 점이 좋은 것일까?
사람에 대한 이해력이 생긴다는 것은 사람들을 아군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렵다고 느껴지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지혜가 생기고 원만한 관계들을 형성해 나갈 수가 있다. 가족들간에 생길 수 있는 갈등도 쉽사리 해결할 수 있다. 친구들과는 더 돈독한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심지어는 회사동료들과도 좀 더 잘 지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위기에 닥쳤을 때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설이 재미가 없고 읽기 싫다 하더라도 문학소설을 읽는 취미를 갖기를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