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에 입후보한 하얏트의 상속자
J.B.Pritzker는 그의 재산을 통해 반목해온 가문에 복수를 하고 스프링필드의 권력 구도를 바꾸어낼지 모릅니다.
"훌륭합니다, 훌륭해요. 당신은 최고예요. 정말 마음에 듭니다." 프리츠커(J.B. Pritzker)는 시카고 북부의 태권도 홀에서 지지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헐렁한 바지와 모직 상의를 착용한 그는 지지자들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고 셀카를 향해 미소를 짓습니다. 그는 마치 가족 모임에 참석한 명랑하고 포동포동한 삼촌 같습니다. 그는 30억불의 자산만큼이나 풍부한 따뜻함과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얏트의 상속자인 프리츠커는 현재 일리노이 주지사이자 거부인 공화당의 라우너(Bruce Rauner)를 축출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프리츠커는 "모든 카운티에서의 일사불란한 작전"을 통해 일리노이에서 민주당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호언장담 합니다. 대체로 공화당의 안정적인 지지 기반인 남부와 시골 지역을 둘러본 후 그는 33개의 현장 사무실에서 일하는 200명의 직원들과 5,000명이 넘는 자원 봉사자들 덕분에 민주당이 전반적으로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추정했습니다.
4년 전 라우너 주지사는 자신의 사모펀드 경력을 활용해 성장세가 둔화된 일리노이의 경제를 부양하고, 세제를 개선하는 한편, 부패한 공공 재정을 바로잡겠다고 공약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이 주도하는 강력한 의회와의 충돌에 시달려왔습니다. 심지어 지난 2년간 예산안조차 통과시키지 못했습니다. 일리노이는 연금에 대한 130억불의 부채를 포함한 엄청난 양의 공공 부채를 떠안고 있습니다. 물론 시카고의 경제는 번창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일리노이의 다른 지역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라우너의 정치적 행보 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이율배반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편에 위치한 온건파 공화당원으로서 그는 당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고군분투 해왔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일리노이주의 집회에 참석했을 때 뾰로통하게 군중 속에 섞여 있던 라우너를 대놓고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이 있은 후 일리노이의 오토바이 동호회는 할리 데이비슨 애호가인 라우너에 대한 지지를 철회함으로써 그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었습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프리츠커가 라우너를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그가 쓴 엄청난 액수를 고려하면 이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일 수 있습니다. 시카고에 있는 일리노이 대학의 심슨(Dick Simpson)은 주지사 선거운동에 소요되는 경비가 일반적으로 2천만불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라우너가 7천만불을 사용한 것에 비해 프리츠커는 자신이 부담한 액수만 1억7천만불에 달합니다. 이는 다른 어떤 주지사 후보들보다 많은 액수입니다. 프리츠커와 가까운 시카고의 사교계 인사 로트보드(Sugar Rautbord)는 그의 "무한한 자금의 공급"에 대해 들뜬 표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그 자금의 약 절반은 라우너를 패배자로 몰아가는 TV와 디지털 광고에 지속적으로 사용됐습니다. 칼럼니스트인 힌츠(Greg Hinz)는 "프리츠커는 움직일 여지가 있는 무엇이든 사들였습니다. 재력의 승리인 셈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당 사무실의 운영과 직원들의 급여를 위해 돈을 지불했고, 후보자들이 지지자 집회의 입장권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인구의 구성이 빠르게 변화하는 교외 지역의 유권자들을 설득했습니다. 이를테면, 도심의 범죄를 피해 시카고 남부의 교외 지역으로 이주해간 흑인 유권자들 같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프리츠커는 무엇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걸까요? 힌츠는 대마초를 합법화하고,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려는 후보자가 사실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들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실패하지 않기 위해 달리는" 선거 운동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시카고의 성공적인 스타트업 투자사인 1871을 프리츠커와 함께 운영해온 툴만(Howard Tullman)은 시골 지역의 유권자들이 막대한 돈을 쓰는 그의 도시적 방식에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고 걱정합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프리츠커와 관련하여 작지만 끊임없이 쏟아지는 스캔들들이 일부 사람들을 주저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시카고 저택의 화장실을 뜯어내 저택과 관련한 세금을 내지 않으려 했던 것과 같은 경우입니다.
이에 대한 대답은 부분적으로 가족 간의 경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프리츠커는 스스로 30억불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상무부 장관으로 일했던 사촌 페니(Penny Pritzker)와 다른 친척들까지 감안하면 프리츠커 가문은 300억불을 넘는 자산을 보유한,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가문의 엄청난 자산은 이들로 하여금 이미 다양한 사업, 자선활동, 그리고 세계적인 건축상을 후원하도록 했습니다. 로트보드는 이 가문이 "과도하게 경쟁적이어서 프리츠커는 실패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상당히 어린 나이에 보무를 잃은 프리츠커가 성공하여 다른 가족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프리츠커가 오래된 반목에서 비롯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적대감으로 인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리츠커의 삼촌이기도 한 프리츠커 가문의 오랜 가장 제이(Jay Pritzker)는 트럼프 대통령과 맨해튼의 거대한 호텔을 공동으로 소유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소송을 제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얏트의 뉴욕 진출을 막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랜 기간 지속된 이 사건은 1996년 제이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겨우 일단락되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프리츠커의 야망에 대한 부분적인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돈을 써야 하는 더 분명하고 지역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일리노이 민주당의 권력 구도를 바꾸는 것입니다. 라우너가 시행착오 끝에 알게 된 바와 같이, 공화당 주지사조차도 일리노이 의회 대변인이면서 미국의 가장 성공적인 정치인 중 하나인 민주당의 매디건(Michael Madigan)과 상대해야 합니다. 미국 내의 어떠한 정치적 지도자도 매디건만큼 오랜 기간 재임했던 적은 없습니다. 그는 1980년대 초부터 주도인 스프링필드를 실질적으로 지배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라우너가 상대편인 민주당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타격을 주었던 것은 매디건이 실질적인 지배자라고 언급했던 부분입니다. 프리츠커가 당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부을수록 주 의회에 대한 그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전까지 당의 재정을 매디건이 통제해왔지만 이제는 민주당원들에게 강력한 대안이 생겨난 것입니다. 프리츠커는 태권도 홑에서 잡담을 하던 중에 "지금 주의회의 대변인에 대한 선택지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아마도 1억7천만불은 그의 어떤 전임자들이 누렸던 것보다 더 큰 영향력을 그에게 안겨줄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The Economist에 11월 6일 자로 실린 Why spend $170m to be elected as governor of Illinois?를 번역한 글입니다. 물론 호텔 산업과 직접 관련된 기사는 아닙니다만 하얏트의 상속자 가문인 프리츠커와 관련된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얏트의 주주들 입장에서 프리츠커의 당선이 달갑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왠지 프리츠커가 당선되면 가문과 연관된 현재의 하얏트 경영진들이 연임하게 될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