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불안은 나의 생명을 지켜주는 빨간 신호등입니다. 빨간 신호등 없이 초록 신호등만 보고 간다면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게 됩니다. 빨간 신호등이 적절하게 통제해줄 때 우리는 보다 안전한 길을 걸아갈 수 있습니다.
불안도 마찬가지입니다. 불편하고 부담스러워도 불안은 우리의 생존에 필요한 감정입니다. 불안한 마음이 있어야 위험에서도 나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집을 나설 때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흔히 하는 말이 ‘차 조심해’라는 말입니다. 이런 말을 듣고 집을 나서면 알게 모르게 차를 조심하게 됩니다. 이럴 때 불안은 필요한 불안입니다.
이처럼 불안에는 위험에서 나를 지켜주는 ‘득(得)’이 되는 불안이 있는가 하면, 지나치게 빨간 신호등만 의식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독(毒)’이 되는 불안도 있습니다. 이 둘의 차이를 구별하는 방법은 불안의 현재 기능(function)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프로게이머와 게임중독자의 차이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양쪽 모두 오랜 시간 게임을 하는 동안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프로게이머는 자신의 불안을 활용하며 경제적인 활동을 합니다. 물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도 않습니다. 게임이 곧 사회활동이니까요.
그러나 게임중독자는 게임 때문에 자신의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주면서 동시에 돈과 에너지도 빼앗기게 됩니다. 심하면 건강까지 잃습니다. 이것이 불안의 이중성입니다.
내 안의 불안을 어느 방향으로 길들이느냐에 따라 건강한 불안과 병적인 불안으로 갈라지는 것입니다. 프로게이머처럼 불안을 적절하게 삶의 에너지로 이용하면 나에게 건강한 불안이고, 반대로 게임중독자처럼 불안이 과도하면 병적인 불안에 빠져서 마음의 장애까지 겪게 됩니다.
내 안의 공황과 이별하는 20가지 방법
대한불안의학회, <불안한 당신에게> https://c11.kr/99n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