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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속의집 Mar 30. 2020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불안(不安)은 ‘안전 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불안과 함께 동행을 해왔습니다.

불안은 태초부터 인류와 함께 출발한 셈입니다. 원시시대는 자연과 동물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불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굴 속을 터전으로 삼거나 움집을 짓고 화살을 만들어 안전에 대비해 왔습니다. 이후 사람들은 더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었고, 그 결과 점점 더 많은 불안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불안이 몸으로 반응할 때, '공황장애'


최근 우리 사회만 보더라도 도처에 불안은 만연해 있습니다. 대학 진학에 대한 불안이 어린 청소년들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직장에 대한 불안결혼에 대한 불안경제적인 불안, 그리고 더 나아가 노후에 대한 불안이 버티고 있습니다. 게다가 어느 날 느닷없이 당하게 되는 각종 사고에 대한 불안까지 수많은 불안들이 우리 주위에서 틈틈이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그 많은 불안에 노출되었을 때 그 위험에 대한 수위조절을 통제하지 못하는 순간, 마음의 병이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불안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바로 공황장애(panic disorder)입니다. 대부분의 공황장애 경험자들이 공통적으로 ‘왜 건강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공황장애는 신체적인 건강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질병입니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않아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내 안의 불안을 적절히 조절해가는 것입니다.



공황장애는 정신적인 쇼크가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불안증상이 발작(attack)이라는 신체 증상으로 표출되는 것입니다. 일단 발작상태에 빠지면 극도의 공포심이 느껴지면서 심장이 터질 듯이 빨리 뛰거나 혹은 답답하여 금방이라도 숨이 멎을 것 같습니다. 심하면 죽음에 이를지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많은 공황장애 환자들은 처음에 경험한 공포감을 잊지 못합니다. 대부분 과거 병력이 전혀 없었던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처음 공황을 경험한 사람들은 갖가지 상황을 상상하게 됩니다.

이렇듯 분명 내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나는 전혀 알 수 없는 죽음에 대한 공포, 그것이 바로 공황장애입니다.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


공황을 경험한 사람들은 공황장애는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이기 때문에 자신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면 얼마든지 병을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스스로 병을 낫게 해보려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병의 치료를 지연시키고 점점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어렵게 치료를 시작했는데 의사가 처방해준 약을 소홀하게 복용 한다거나 마음대로 조절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이러한 잘못된 생각들은 오히려 치료에 더 큰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통제력으로 해결된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 전문의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것이 보다 현명한 태도입니다.



우리가 매일 보고 있는 태양도 그냥 보기에는 편안하게 빛만 비추고 있는 것 같아도 끊임없이 활동을 멈추지 않습니다. 특히 태양의 흑점 활동은 태양이 더 강해지도록 에너지를 얻는 원동력이 됩니다. 가끔 흑점 활동으로 통신장애와 같은 불편을 우리에게 가져다주지만 태양을 더 건강하게 하는 이로운 활동입니다.



불안이라는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불안에 노출되어 있지만 우리는 불안을 경험하고,
또 극복하는 과정에서 더 단단해지고 더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누구나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 불안을 어떻게 다둘 것인가, 그것이 다를 뿐입니다.




▶  대한불안의학회, <불안한 당신에게> 중 https://c11.kr/99nh


<불안한 당신에게>를 펴낸 대한불안의학회는
2004년에 창립된 불안 및 불안장애를 연구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의 전문 학술단체로 현재 약 200여 명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불안한 현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힘이 되고, 더불어 불안장애에 대한 인식 제고와 올바른 치료문화 장착을 위해서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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