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사서샘의 센스 :)
학교도서관이 차츰 자리를 잡아갑니다.
사서샘 자리 옆 빈 벽에 게시판이 새로 생겼네요. 게시판이 들어올 거라고 말씀은 들었는데, 깔끔하고 시크한 블랙 보드가 들어올 거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 했다지요. 화이트만 상상했었는데, 화이트 페인트칠이 된 벽에 블랙이 이렇게 멋지게 잘 어울리네요.
센스쟁이 사서샘, 보드 아래 '책이 말을 걸다'라는 콘셉트로 아기자기 책을 전시해 두었어요. 여기에 걸릴 폰트 시안을 보여주시며 '어떤 게 예쁠까요' 고르던 순간이 생각나네요. 너무 깔끔하고 멋지죠.
사서샘과 처음 만날 때는 말 그대로 '일로 만난 사이'라 이렇게 마음을 나누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될 줄 몰랐답니다. 지금껏 여러 사서샘들을 만나 왔지만, 요렇게 손끝이 야물고 센스가 넘치는 분은 흔치 않았지요. 뉴욕이 좋아 뉴욕을 무려 세 번이나 다녀오셨다는 이야기에는 제가 얼마나 환호했는지. 런던이 좋아 런던에 두 번 다녀온 저도 아무것도 아니었네요. 호호.
자세히 들여다보면, 계속 핫한 책들을 펴내는 <아무튼> 시리즈의 책들, 카프카의 『변신』 일러스트 북, 장 자크 상페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가 전시되어 있네요. 이제 겨우 시작이지만, 앞으로 또 어떤 책들이 소근거리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사서샘이 내어주신, 수색이 고운 히비스커스 티예요 :) 마음도 너무 따뜻하고 어여쁜 우리 샘. 항상 고운 말씀으로 곁에서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주시는 분이시기도 합니다.
도서관 바깥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통창에 붙은 글귀입니다. 예전에 가평 아난티에 있는 '크레용 드 이터널 저니'에 다녀와 브런치에 후기를 남긴 적이 있는데, 거기 있는 사진을 보신 사서샘이 요 문구를 따와 제작을 맡겨 시공한 모습이에요. 해당 내용은 아래 글에 나와 있습니다. :)
https://brunch.co.kr/@howgreat99/44
여행이라는 것이 우리 삶에 자그마한 영감이 되어준다는 것에 사소한 기쁨을 느껴봅니다. (구글링을 해보니 굉장히 많이 인용되고 회자되는 유명한 문구이기도 합니다)
참새 방앗간도 아니고, 오전에도 들렀던 도서관을 어쩌다보니 오후에 또 찾았습니다. 그러니까 그저께, 동아리 일정이 있어 외부 활동이 있는 동아리는 바깥으로 많이들 나가, 학교가 조용하고 텅텅 비어 있는 느낌의 오후였지요. 교무실에서 일을 마치고 퇴근길에 잠깐 들렀는데, 그새 게시판이 이렇게 현란(?)해졌더군요!
그러니까, 동아리 도서반 학생들이 이렇게 책 소개글로 꾸며보는 활동을 했었나봐요.
『음악의 신들과 함께한다』라는 처음 들어보는 책이네요. 만화책이려나? (...) 찾아보니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는 시리즈물입니다. 중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이디스 워튼의 『여름』이네요. 캬, 학생들 수준 한번 높지 않습니까. 전에 zoom으로 2학년 학생들과 독서 수업을 진행하며 놀란 적이 있어요. 각자 읽고 있는 책들을 간단히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인간실격』, 『모비 딕』, 『코스모스』, 『총, 균, 쇠』 등 고전을 읽는 학생이 많더라고요. 오래 전 중학생이었던 저보다 훨씬 훌륭한 학생들이라니..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애써주신 사서샘께 감사와 사랑을 전하며 :)
부디 모두, 따뜻한 일요일 저녁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