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무서웠니
얼마나 괴로웠니
공포 속에 살다가 간 정인아..
얼마나 한스럽니
모든 것이 처음이고 낯선 것 투성인 세상에
홀로 던져진 작은 아가야,
두려움이 자신감이 되고 낯선 것들이 낯익을 때까지 가르치고 도와주고 사랑만으로도 모자라는 것이 아가의 설움인데, 너의 이야기가 너무 아프구나.
네가 살았던 시간이 너에겐 영원할 것만 같았을 그 순간들이 참으로 가혹하고 끔찍하구나.
미안하다 정인아..
우리가 사는 이 현실이 너에겐 나쁜 꿈이길 바라마.
우리가 가보지 못한 네가 있는 저 넘어 세상이
천국처럼 평화롭고 좋은 현실이길 바라마.
나쁜 꿈에서 깨어나 보니 따뜻하게 안아주는 부모가 있기를 바라마.
나쁜 꿈을 꾸었으니 시원하게 실컷 울고 재미있는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라마.
따뜻한 이유식을 만들어 먹여주는 좋은 어미가 있기를 바라마.
네가 꺄르르 꺄르르 웃음이 나고 땀이 나도록 놀아주는 아비가 있기를 바라마.
하늘나라로 가기 전 날에 바닥에 멍하니 앉아 있는 너의 뒷모습이 잊히질 않는구나.
너에게 몹쓸 짓을 했던, 부모의 가면을 쓴 자들이 처벌받을 수 있도록 나도 도우마.
예쁘게 웃고 있던 정인아
부디 영면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