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운동 초기에는 적응하는 데 꽤나 애를 먹었다. 체험 수준의 첫 번째 수업 이후 두 번째 수업을 듣자마자 다음날 몸살을 앓았다. 온몸의 근육이 나를 원망하고 있었다. 끙끙대며 다음 수업에 기어가 몸살을 극복했지만 이내 오전 수업을 몇 주만에 포기해야 했는데, 아침엔 몸이 더 뻣뻣하고 어지럼증과 구토감(?)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운동이 끝나고 나면 어떤 날은 탱탱한 해먹줄에 조여진 허벅지와 옆구리(러브핸들), 겨드랑이 앞쪽으로 빨갛게 희미한 피멍자국이 생기기도 하고, 어떤 날은 다리가 후들거려 난간을 붙잡고 계단을 내려와야 했다. 한동안은 운동이 끝나면 개운함과 어지럼증을 같이 느꼈다고 하면 말이 거짓말처럼 들릴까? 머리가 핑핑 도는 기분으로 집에 가면 동거인은 되레 혈색이 좋아보인다고 하곤 했다.
한두달 정도 지나면서 점차 해먹과의 싸움에 적응하게 되었다. 처음 배운 동작은 아무리 해도 잘 안 되서 이건 내 몸이 유연하지 않아서 절대로 안 될 동작이라고 내맘대로 단정짓고, 선생님이 요령을 알려줘도 ‘흥 제 몸은 선생님과 다르다구요’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다음 수업 때 같은 동작을 다시 배우면 귀신같이 동작이 완성됐다. 뻔한 말이지만 눈으로 자꾸 보고 또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힘도 생기고 요령도 생겨서 동작을 할 수 있게 된다.
‘늘고 있다’는 감각이 즐거워서 플라잉요가 하는 날을 기다렸다. 생리할 땐 잘 못 가고 (거꾸로 매달리지만 않으면 오히려 생리할 때 플라잉요가가 몸에 좋다고도 하는데, 이래저래 불편해서 결국 안 가게 된다) 중간에 개인적으로 빈혈이 생기는 바람에 잠시 정체기가 있었지만 (처방받은 철분제로 금방 극복했다), 여름엔 너무 더워서, 가을엔 놀러가고 싶어서, 겨울엔 너무 추워서, 그리고 전반적으로 늘 게을러서 짧게 짧게 위기가 오기도 했지만 매번 운동 후의 개운한 기분을 떠올리며, 그리고 헬스장보다 일반 요가보다도 비싼 가격을 떠올리며 (분하다) 운동가기 귀찮은 마음에도 어느 정도 적응해나갔다.
이대로라면 계속계속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