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의 식사엔 누군가의 창피함이 필요하다
모질게 머리채부터 잡아 들어 올리는 모멸감에도
허락 없이 신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업자에게도
화 한마디 못 내고 품평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한 끼의 식사엔 누군가의 고통이 필요하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시켜 준다는 달콤함에 속아
속상하여 울고 있을 때 급속으로 반짝임을 보여주며
땅 위를 지탱하던 발을 빠르게 하늘로 올린다
한 끼의 식사엔 연극이 필요하다
오르기 전 긴장을 풀기 위한 세수를 마치며 단상에 올라
살을 에는 날카로움과 흘러내리는 열기 속에서 말없이 춤을 춘다
포기하고 싶어도 본연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어도
관객의 열렬한 관심과 환호가 있기에 버텨낸다
막이 내리고 놓이는 결말
부디 형편없다고 모욕하지 마라
그런 말을 듣기 위해 죽임을 당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