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의 역할 재정의
최근 10년 간의 채용 전략 흐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통제에서 선택으로의 이동’이다
특히 밀레니얼 이후 세대는 일의 의미를 조직이 아닌 자신이 정의한다
이들에게 직장은 목표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유효한 ‘수단’에 불과하다
이는 단순히 이직률의 증가나 워라밸 추구에서 그치는 현상이 아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2023)의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의 59%가 “직장은 자기 삶을 구성하는 도구일 뿐 종속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이 수치는 기존 세대와의 인식 차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과거에는 ‘어떤 기업에 들어갔는가’가 경력의 첫 문장이었다면, 지금은 ‘그곳에서 무엇을 얻었는가’가 더 중요해졌다
이는 곧 채용을 바라보는 조직의 시각도 전환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단순히 평가와 선발의 영역이 아니라, 지원자의 자기 결정권과 조직 탐색권을 지원하는 과정으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오늘날 인재는 조직에 채용되기를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경력 서사에 적합한 조직을 ‘직접 선별’하는 주체로 변화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연봉이나 복지 수준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 목표, 업무 스타일과 얼마나 정합적인지를 기준으로 조직을 판단한다
예컨대, Google은 자사 채용 과정에서 ‘셀프 리플렉션’ 과정을 명시적으로 운영한다. 지원자는 지원 이전에 스스로의 동기, 관심, 강점을 점검하도록 안내받으며, 이 과정에서 회사와의 궁합을 먼저 탐색한다(Google Careers, 2024)
이는 채용이 조직의 평가 프레임 안에서만 작동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인재가 자기 삶을 중심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경험 중심 구조, 다시 말해 설득력 있는 선택 경험이 필수적인 시대가 된 것이다
많은 조직은 여전히 추상적이고 과장된 비전, 슬로건 중심의 채용 메시지를 활용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정보 소비에 익숙하고 비판적 해석 능력이 높은 세대에게는 오히려 거리감을 만든다
실제로 BCG(2023)의 연구에서는 “신뢰 가능한 채용 메시지란, 조직의 일상성과 결정을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지적한다
즉, ‘회사의 위대함’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일터인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단서—조직 내부의 의사결정 방식, 리더의 가치관, 일하는 방식, 실패를 대하는 문화 등—가 전달되어야 한다
이들은 조직을 브랜드가 아닌 경험 가능한 환경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가 직접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글로벌 기업 Stripe, Notion, Airbnb 등은 CEO가 개인 채널을 통해 조직의 방향성과 철학을 일상적 언어로 공유하며, 리더의 진정성 자체를 채용 브랜딩의 자산으로 활용한다
성공적인 채용은 ‘많은 사람에게 괜찮은 회사’가 아니라, ‘특정한 사람에게 꼭 맞는 회사’로 인식되는 데서 출발한다. Bain & Company(2022)는 "채용 성공률은 조직의 가치를 지지하며, 현재 경력 맥락과 맞물리는 사람을 선별하는 능력에서 좌우된다"라고 밝혔다
즉, 채용 실무자는 자사의 구성원 중 높은 몰입도와 지속 근속을 보이는 인재 집단의 공통된 특성(입사 전 경력, 기대, 태도, 성향 등)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략적 페르소나를 설계해야 한다
이는 조직이 스스로를 특정한 경력 단계를 밟고 있는 인재에게 적합한 ‘성장 경유지’로 포지셔닝할 수 있게 한다
조직이 인재를 평가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인재가 조직을 탐색하고, 그 조직이 자신의 목표와 얼마나 잘 맞는지를 판단한다
그들은 '조직이 줄 수 있는 것'보다 '나의 삶 안에서 이 조직이 어떤 의미인가'를 묻는다
따라서 채용 전략은 더 이상 조건을 나열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원자가 스스로 자기 결정성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고, 조직의 진짜 모습과 지향점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요약하자면, 이제 채용은 ‘우리 조직이 어떤 사람을 뽑을까’를 묻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우리를 성장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과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것이 Z세대를 위한 채용 전략의 핵심이며, 조직이 지속 가능한 인재 경쟁력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이다
참고문헌
BCG. (2023). What Gen Z Really Wants at Work.
https://www.bcg.com/publications/2023/what-gen-z-wants-at-work
Google Careers. (2024). How We Hire.
https://careers.google.com/how-we-hire/
Bain & Company. (2022). Winning the war for talent: Why alignment beats attraction.
https://www.bain.com/insights/winning-the-war-for-talent/
World Economic Forum. (2023). The Future of Jobs Report.
https://www.weforum.org/publications/the-future-of-jobs-report-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