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이탈의 구조적 원인
조직 내에서 ‘리더’라는 역할은 단순한 직책을 넘어선다. 팀의 정서, 전략적 방향, 문화적 분위기까지 결정짓는 핵심 동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더가 그 역할을 더 이상 수행하지 않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잘 해보려는 의지”에도 불구하고 환경이 그를 막는 경우다. 이를 ‘리더십 이탈(Leadership Abandonment)’이라고 부른다.
리더십 이탈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자주 발생한다.
권한은 제한되어 있는데 책임은 과중하거나, 상위 리더의 간섭 혹은 무관심 속에서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을 때다.
구성원과의 신뢰가 무너지거나, 평가와 인정이 반복적으로 왜곡되는 환경도 리더를 침묵하게 만든다.
특히 중요한 것은, 리더십도 하나의 '역량'이라는 점이다.
학습하지 않고, 갱신하지 않으면 리더는 쉽게 권위에 기대거나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최근 BCG(2023)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간관리자급 리더 중 약 60%가 “리더십 역할 수행에 있어 번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단순한 정서적 탈진이 아니라, 리더십 기능의 정지 상태를 의미한다.
중간관리자나 팀장급 리더는 특히 리더십 이탈의 취약지대에 있다. 다음은 실무자가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주요 신호다.
첫째, 리더가 침묵하기 시작할 때. 구성원의 피드백에 반응하지 않거나, 상위 리더와의 논의에서 목소리를 줄이기 시작한다면 이는 자율성과 영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징후다.
둘째, 리더가 ‘혼자 감당’하려 들 때. 회의와 원온원에 치여 자기 성찰이나 학습의 시간이 사라진 리더는 점점 결정이 경직되며 타인의 의견을 거부하게 된다.
셋째, 리더십을 학습하지 않는 상태. 리더십도 하나의 기술이다. 최신의 심리학, 조직행동 이론, 사례 기반 학습 없이 과거의 방식만을 반복하면 이는 점차 권위적 통제나 회피 전략으로 전환된다.
넷째, 인정받지 못하는 리더의 무기력. 노력에 대한 정당한 피드백이 없고, 상사와 구성원 모두에게 이방인처럼 여겨질 때 리더는 자기 정체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물러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현상은 리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를 둘러싼 조직 시스템과 심리적 계약의 붕괴로부터 기인한다.
리더십의 지속 가능성은 리더 개인의 의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실무자들은 다음 세 가지 관점에서 리더십 이탈을 예방하고 관리해야 한다.
첫째, ‘권한-책임’의 구조적 균형을 재설계해야 한다. 리더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결정 권한과 자율성을 부여해야 하며, 성과에 대한 평가는 타당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둘째, 리더의 심리적 안전감을 설계하라. 구성원의 존중, 동료 리더와의 협력적 관계, 상위 리더의 후견인적 태도는 리더십 유지의 필수 조건이다.
셋째, 리더십은 학습과 피드백의 산물이다. 리더가 ‘성공한 팔로워’가 아닌 ‘배우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리더십 리뷰, 외부 학습 자원, 코칭 체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리더가 침묵하거나 떠나지 않게 하려면, 조직은 리더십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결국 리더십은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BCG. (2023). "The Silent Struggle of Middle Managers."
https://www.bcg.com/publications/2023/silent-struggles-of-middle-manag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