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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여자 Nov 09. 2020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만큼만





퇴사한 직원들과도 연락을 잘하고 지내는 편이다. 그러던 중 최근 퇴사한 두 직원들에게 상반된 의견을 들었다. 현재 둘 다 퇴사 후 다른 기관에서 일을 하고 있다.      

    

나의 업무 스타일은 팀원들의 업무를 세세하게 봐주고, 일의 체계를 만들려고 하는 스타일이다. 또한 우리 조직의 스타일은 팀원 보고 체계가 아니라 팀장 보고 체계로 최고 관리자에게 팀장이 팀원들의 주요한 업무사항을 보고한다. 즉 팀원의 입장에서는 현 우리 조직의 체계가 편할 수 있으나 중간관리자 입장에서는 모든 과정에 개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업무의 피로도는 높을 수 있다.      

   

팀장으로서 나와 현 팀장 보고체계를 거치고 퇴사 후 다른 근무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퇴사자는 그 기관의 상사 스타일과 보고체계에 맞춰 일을 해나가야 한다.        


한 명은 그동안의 피드백과 일의 체계를 배우고 나서 다른 직장에 감으로 일을 처리함에 많이 수월하다고 잘 가르쳐준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반대로 다른 한 명은 과정마다 피드백을 받는 것이 익숙한데 현 기관에서는 피드백이 거의 없고, 각자 담당자들이 최고 관리자에게 보고하는 체계로 힘들다고 하였다. 피드백받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피드백이 없으니 자신의 업무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불안한 마음이 계속 든다고 하였다.     


한 명의 이야기에는 나름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한 명의 이야기는 신경이 쓰였다. ‘팀장으로서 난 가끔 흔들린다’ 편에 언급했다시피 나의 피드백과 개입으로 스스로 성장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뺏고 있는 건 아닌지, 나를 의지하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란 걱정을 하고 있던 찰나라 그런지 더 신경이 쓰이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그 말 한마디에 그런 신경까지 써야 하나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이 지나치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팀장으로서 개입 여부 정도에 대해 나 스스로도 계속 묻고 있는 시점이라 그냥 넘길 순 없는 말이다. 두 사람의 상반된 의견을 듣고 앞으로 어떻게 팀장으로서 내가 해 나가야 할지 다시 고민이 되었다. 어떤 것이 정답이다 할 수 도 없다. 대신 나의 개입도가 적당한 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만큼만의 적당함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사람 관계에서든 일의 관계에서든 적절한 거리 속에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적절하게 개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적절함을 통해 그 관계가 더 돈독해질 수 있고,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길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지금보다는 팀원들에 대한 개입을 조금씩 줄이고,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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