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인간관계가 좁아지고 있는 걸 많이 느낀다. 물론 일부러 멀리하게 된 관계도 있지만 각자 놓여 있는 상황이 다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관계도 발생되게 되는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친구들과는 결혼 및 자녀 유무 등으로 인하여 만남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저러한 이유 등으로 인간관계가 좁아져 메신저나 유선 연락 이외 직접 만나는 지인들은 몇 명으로 정해져 있는 듯하다. 꼭 많은 사람과 만나서 교류를 해야 다 좋은 건 아니지만 한 번씩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갑작스럽게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은 시간도 있는데 그럴 때는 인간관계가 접차 좁아진 탓에 연락할 상대가 제한되어 만남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퇴근하는 길에 그냥 만나서 맛있는 밥 한 끼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감정도 함께 나누고 싶은 날이 있는데 급하게 약속을 정해야 하다 보니 급만남도 마음처럼 쉽지 않다.
휴대폰 속에는 가족부터 친구, 직장동료, 지인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저장되어 있다. 하지만 그 연락처들 중 막상 연락을 하려고 하면 누구에게 연락을 해야 할지 망설이 지게 되는 요즘이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할 정도로 연락을 안 하고 사는 관계도 많이 저장되어 있는 것 같다. 연락 빈도를 기준으로 연락처를 삭제한다고 하면 과연 몇 명이 남게 될까? 요즘이라면 정말 몇 명만 연락처에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점점 날이 좋아지고 있다. 특히나 요즘처럼 꽃이 피기 시작하고, 봄이 오게 되면 조금은 더 싱숭생숭 해지는 것 같다. 이럴 때에는 굳이 약속을 정하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한 편으로 들기도 한다. 무언가를 꼭 해서가 아니라도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누군가와 함께 하기 위해 나의 개인적인 시간을 내어 준다는 건 어떻게 보면 별 일 아닐 수 있지만 생각보다 대단한 일이다.
점차 인간관계가 좁아지는 듯한 요즘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인간관계로 잘 살아가고 있다 없다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그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누군가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같은 상황이라면 지금 잘 살아가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