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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릐 Aug 18. 2022

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13일 차, 20200330

쉽게 보는 얼굴

텅 빈 정류장 정차하는 트람소리는

지저귀는 새보다 더욱 맑은 아침 인사

노오란 그 모습 보이지 않아도

창 밖 너머 풍경은 전혀 그립지 않아


부러움 가득 사는 유럽의 유학 지나 

선망의 해외 취업 보란듯이 해냈는데

재택근무 가득한 코로나 독일 살이는

너무 쉽게 일기를 허락한다.


너무 쉽게 매일 보는 친구 얼굴들

너무 쉽게 매일 듣는 한국 소식들

너무 쉽게 항상 보는 가족 모습과 

눈만 감으면 보이는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김없이 만져지는 화면 너머 모습들에

외로움 느낄 새 없이 지나가는 시간들

쏟아지는 함박눈 휘몰아치는 오늘

그토록 쉽게 보는 눈 덮힌 노란 트람


너무 쉬운 타국 생활 한 껏 즐기려 하는데


나를 방해하지 마시오

내 혼자 있는 시간 방해하지 마시오, 

쉽게 보는 얼굴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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