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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Nov 09. 2019

소나무

그래, 나는 소나무였어.


겉으로 굳건한 척 단단한 척 했지만

속으로 끙끙 앓고 흔들렸어.


그럴 때마다 날 잡아 준 건 너였고

네가 떠난다 하니 난 다시 흔들렸어.


네가 떠난 지금

나는 다시 진리를 잃고

본분을 잊어가고 있어.


그래서 나는 나로 살아갈 수 없어.

사람들에게 그늘도 되어주지 못하고

그 어떤 의미도 되지 못해.


다시 네가 와 준다면 좋을 텐데

다시 날 잡아준다면 좋을 텐데


만약 다시 돌아온다면

내 모든 힘 다해

솔잎의 부드러운 면 하나하나로 천천히 쓰다듬어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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