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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밴쿠버 딸기아빠 Feb 04. 2019

3. 40대 아재 캐나다 직업학교에 가다 - 1편

입학준비

BCIT Burnaby Campus 본관 건물


 캐나다 이주를 결심한 후 가장 치열하게 고민했던 문제는 '가서 뭘 해 먹고 사나?'라는 문제였고,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했다. 당시에는 캐나다에 인맥이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모든 걸 혼자서 알아내는 수 밖에는 없었다. 인터넷을 뒤졌고, 관련된 책을 사서 읽었고, Success의 서울사무소도 찾아갔으며, Success에서 하는 다양한 세미나에 참가했다. 그렇게 하다가 trade라고 분류되는 직종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결국 trade를 캐나다 이주 후의 방향성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Trade에 관해서는 https://brunch.co.kr/@hsalexcho/26 참고)


처음부터 Trade 쪽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워낙 화이트칼라 출신이다 보니 몸을 쓰면서 일을 하겠다는 생각은 쉽사리 할 수 없었고, 그래서 처음 생각했던 분야는 IT 계통이었다. 캐나다에서 다시 학교에 들어가 IT관련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고 관련 직종으로 취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생각은 곧 포기했다. 첫째로 내가 이주하려고 계획 중이던 BC주는 IT에 대한 수요가 그리 높은 도시는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고(나중에 보니 생각보다 많은 곳이긴 했다), 둘째로는 최소 2년의 시간과 그에 따른 학비를 투자해야 하는데, 정보의 부족으로 공부를 마친 후에 취업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BCIT에 개설된 수많은 IT관련 코스들 중에 뭘 공부해야 하는지 알기 어려운 것도 이유 중의 하나였다.


다음으로 생각했던 것은 의료 쪽인 dental technology(치기공)나 medical radiography(의료 방사선)였다. 사무직이나 화이트칼라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육체노동도 아니고, 또 처우도 좋은 편이라는 정보가 많아서 솔깃했다. 이 분야 역시 전혀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캐나다 이주 후에 2~3년을 학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은 IT쪽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방향 역시 포기했다. 좋은 직업이기는 하지만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광역밴쿠버 내에서는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정보가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입학하기도 만만치 않으며, 공부하기는 더더욱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도 들려 왔다.


그러다가 trade로 최종 결정을 하게 된 것은 '나를 위한 캐나다 이민, 내 자녀를 위한 캐나다 이민'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였다. 이 책에 HVAC&R(냉난방 및 공조)이라는 trade에서 일하시는 분의 사례가 소개되었는데, 블루칼라이기는 하지만 몸보다는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이며, 무엇보다도 보수가 좋다는 점에 끌린 것이다. 마침 BCIT에서도 이 과정을 Co-op(현장실습)까지 포함하여 제공하고 있었다. BCIT에서 무엇을 공부하던, 공부 그 자체보다도 더 걱정되는 것이 공부를 마친 후의 취업인데, Co-op이 포함된 코스는 Co-op을 한 회사에 졸업 후에 바로 취업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보인 것이다.


하지만 캐나다로 영구 이주한 후, BCIT를 방문해 이 코스에 대해 문의했을 때, 입학하기 위해서는 약 3년의 대기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만큼 인기가 많은 코스라는 뜻이겠지만, 40대인 내가 3년이나 일없이 학교입학만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마침 출석하게 된 교회에는 BCIT에서 전기코스(Electrical Foundation Course)를 수료한 후 3년차 도제(apprentice)과정을 밟고 있는 분이 계셨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전기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다. 


하지만 전기 쪽도 입학까지 약 2년의 긴 대기가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대기가 짧은 잘 모르는 trade로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 일단 지원을 했고, 결과적으로 입학 허가를 받은 후 2년이 아닌 13개월 후에 입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쓰다보니 별 중요하지도 않은 서론이 길었던 것 같다. 이제 진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1. 입학 상담 받아보기


BCIT에서는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하는 코스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입학허가를 받은 후에 실제 입학까지의 대기시간은 얼마인지, 수업료는 얼마인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전화나 이메일 상담도 가능하지만, 직접 방문해서 drop-in으로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상담을 운영하는 시간대도 정해져 있으니 미리 확인을 하고 찾아가야 한다. 예약은 받지 않고 선착순으로 상담해 준다. 현재의 drop-in 상담시간은 아래와 같다. 상담시간은 1인당 10분으로 한정되어 있으니, 궁금한 점을 미리 정리해 가야만 효과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Drop-in advising:

     Tuesdays and Thursdays - 1:30 pm to 3:30 pm (sign in begins at 1:15 pm)

     Wednesdays - 9:30 am to 11:30 am (sign in begins at 9:15 am)

     Program Advising is located at the Burnaby campus, Building SW1, Room 1130.

     *Sessions are approximately 10 minutes; first come, first served*


기타 입학 상담과 관련된 추가적인 내용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www.bcit.ca/advising/contact.shtml



2. Electrical Foundation Course 입학 기준


Electrical Foundation Course를 비롯한 대부분(모든?)의 Trade 코스는 경쟁입학이 아니다. 입학 기준을 맞춘 모든 사람에게 입학이 허가되며, 입학허가를 받은 순서대로 선착순으로 입학하게 된다.


입학허가를 받기 위해 충족시켜야 하는 조건은 아래와 같다.




입학 자격에 학력 자체에 대한 제한은 없다. 원칙적으로는 '무학'이라도 입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영어, 수학, 과학의 세 과목에서 고등학교 졸업에 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해야 입학이 허가 된다.


과목별로 자세히 살펴보자.


1) 영어 


위에서 보듯이 영어에서 입학 기준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영어권에서 중고등학교 이상(대학 포함)의 교육을 받지 않은 보통의 한국 사람에겐 위에 열거된 모든 방법들에 해당 사항이 없다.그렇다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에 준하는 영어 능력이 있음을 아래의 방법으로 증명하면 된다. 



정리하자면,


첫째, BCIT에서 English 12에 해당하는 코스를 수강한 후 기준 이상의 성적을 받는 방법

둘째, ISEP, PELD, PTE, TOEFL, IELTS 등의 공인 영어 시험에서 기준 이상의 성적을 받는 방법


이렇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시험보고 성적 받는 방법이 가장 간단하다. Electrical Foundation Course의 경우 TOEFL은 82점, IELTS는 Academic 모듈에서 6.0을 받아야 한다.



2) 수학


Pre-entry Test를 보면 된다. 수학 시험은 컴퓨터로 보게 되는데, 학창시절에 어느 정도만 공부한 사람이면 누구나 풀 수 있을 정도로 평이하다. 수학이 아니고 산수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다만, 영어로 된 수학 용어에는 좀 익숙해 질 필요가 있다. 특별히 시험 준비를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이고, 아래의 링크에 있는 샘플 테스트를 받아서 한 번 정도 풀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 BCIT Pre-entry Math Test sample : https://www.bcit.ca/files/access/pdf/sample_assessment_math.pdf



내가 입학했을 당시에는 과학과목도 조건이 있었고, 물리학 pre-entry test를 통과했어야 했는데, 현재는 영어와 수학만 보는 것으로 바뀌었다.

 


3. Pre-entry 시험 


Pre-entry Test는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되고, 합격할 때까지 반복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응시료가 과목당 약 $40 내외이니 가급적 한두 번 안에 패스하는 것이 좋겠다.


시험은 일주일에 세 번 정해진 스케쥴에 따라 매주 치러진다.


시험 시간을 비롯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접수도 아래의 링크로 들어간 후 과목별로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http://www.bcit.ca/tlc/pretest/#testdatetime


이상으로 입학 준비에 관한 정리를 마치고, 다음 글에서는 입학에 관련된 내용을 정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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