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로 마음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SNS에 새로운 계정 하나를 만들었다.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하고 싶을 때 그것을 도와줄 장치를 마련해두면 보다 수월하게 그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그 장치로 인스타그램을 활용하기로 했다. 지금 당장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느껴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무감각해질까 봐 겁이 났고, 매일 지구를 위해 실천하는 작은 행위들을 소소하게 기록하며 스스로 동기부여도 하고 싶었다.
워낙 산만한(?) 스타일이라 이미 인스타그램에 3개의 계정을 갖고 있지만, 환경을 위한 계정을 또 하나 만들었다(인스타그램 계정은 최대 5개까지 만들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 폴더 기능이 있었다면(브런치의 매거진처럼) 계정을 굳이 여러 개로 나누지 않아도 됐을 텐데 그 점은 조금 아쉽다.
하루 하나씩 그날의 실천을 올릴 계획이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2주일 정도 피드를 올리지 못한 날도 있다. 하지만 SNS를 활용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이제껏 그 어느 때보다 인스타그램 사용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그 장점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텀블러 사용하기, 용기 내기, 분리수거 제대로 하기 등 그날의 작은 노력들을 사진 한 장과 짧은 글만으로 손쉽게 업로드할 수 있으니 매일 꾸준히 하기 좋다. 요즘에는 주로 플라스틱 일기를 올리는 용도로 쓴다. 그날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를 매일 찍어서 올리는데, 쓰레기가 많이 나온 날은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게 되고, 쓰레기가 적게 나온 날은 피드를 올리는 것만으로 스스로에게 주는 보상이 되기도 한다.
SNS에는 제로 웨이스트 입문자나 고수들이 많다. 나는 그들을 동지라고 생각한다. 마치 공부를 할 때 도서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보며 힘을 얻는 것처럼, SNS에서 만나는 이들은 나에게 자극을 주고 연대감을 느끼게 한다. 내가 해이해진 순간에도 누군가는 장바구니와 면 주머니를 챙긴다. 그들을 보며 다시 힘을 낸다.
SNS에 한 번 접속하는 것으로 환경오염의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 누군가는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 사진을 올리고, 누군가는 플로깅을 하며 주운 쓰레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을 뿐 지구에는 점점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sns에는 환경 보호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팁들이 무궁무진하다. ‘퇴비함 사용하기’처럼 엄두가 나지 않는 일도 있고, ‘다회용 화장솜 쓰기’처럼 애초에 화장솜을 쓰지 않아 실천할 필요가 없는 일도 있지만 '나도 한번 해볼까?' 생각이 드는 일들도 많다. 예를 들면 수경재배로 대파 키우기도 그중 하나다. 물에 담가만 놔도 하루 동안 눈에 띄게 자란다고 해서 대파 자급자족을 시도했었다. 친환경에 앞장서는 기업들의 노력을 발견하면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유용한 정보는 보관해놓으면 필요할 때 다시 찾아보기도 편하다.
만약 제로 웨이스트를 시작하고 싶은데 막막하다면 인스타그램을 활용해보시라 추천드리고 싶다. 환경과 지구를 생각하는 매일에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