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2025년도의 첫 번째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올해의 1월은 작년의 1월과는 다소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한 해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고 해야 하나.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어떤 릴스를 봤는데, 영상 속 출연자는 점점 나이가 들수록 새해라는 것이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 말에 공감을 하게 되는 요즈음이긴 하지만, 기대감을 1부터 10까지 점수로 매긴다면 현재의 나는 6 정도라고 할 수 있으므로 무감각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가볍게 올 한 해 하고 싶은 것들을 키워드로 적어보려고 한다. 특히 올해는 관성에서 탈피해 ’새로운’ 무언가를 하는데 방점을 둔다.
1. 운동
필라테스는 이번달이 마지막이고 이제 안 하려고 한다. 운동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1년 10개월이면 충분히 했지 싶다. 가장 최장기간이다! 물론, 1년 10개월 동안 열심히 한 것은 아니어서 실력은 하기 전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매우 아쉽다) 운동을 이렇게 장기간 한 것이 처음이라는 것으로 정신승리를 해본다. 필라테스는 하고 나면 뿌듯하긴 한데 영 재미가 없다. 재미가 없으니 일주일에 겨우 두 번 정도, 많아야 세 번 나가는데 이 정도로는 체형 교정이라는 궁극의 목적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
고로 올해는 안 해봤던 운동을 시도해 보면서 흥미가 생길 법한지 테스트하려고 한다. 후배가 스쿼시를 추천해 줘서 원데이클래스로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다. 테니스, 배드민턴, 수영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 재미있으면서 안 힘든 운동 어디 없을까…는 내가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소리 같다.
2. 사람들
MBTI가 ESTP이긴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E라기에는 너무 미약한 사교성을 지녔다 (특히 회사에서). 원래 알았던, 친했던, 편안한 사람들하고만 교류하는 편이라 인맥을 넓히는 데에는 재주가 없다. 특히나 작년은 일로 징징대다가 하루를 끝내기 일쑤여서 원래 하던 모임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사람들은커녕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힘들었다. 외부에 쏟을 에너지가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할까. 그래서 혼자 하는 활동들에 몰두했다.
올해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교류를 억지로라도 하면서 일상에 변화를 좀 주려고 한다. 더불어 작년에는 친구들이 먼저 연락하지 않는 이상 내가 먼저 뭘 하자고 제안한 적은 거의 없는데, 올해는 내가 먼저 연락도 하면서 친구들과의 시간을 늘려봐야겠다. 집에만 있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회사 선배의 조언도 있었으므로… 일어날 변화가 뭔지는 모르지만 작년과는 다른 올해를 만들기 위해 내 태도를 조금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람들과의 교류 확대는 그의 일환이다.
3. 일본어
유일하게 작년과 이어서 하는 것. 일본어의 관심이 떨어질 때즈음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다시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작년 10월까지 인가만 하고 약 세 달가량을 쉬고 있는 것 같은데, 2월 한 달간 만 더 쉬고(!) 3월부터 다시 일본어 학원을 다녀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중급 원어민 회화를 수강했었는데 복습을 매일같이 하지 않는 이상 (그리고 안 할 것을 알기에) 아직 난이도가 높은 것 같아서 초급 한인 회화부터 다시 천천히 해보려고 한다.
특히 올해는 단어 공부에 매진해야겠다. 문법을 알아도 단어를 모르니 말을 하다가 늘 막힌다. 그의 시작으로 매일 일본어 단어를 카톡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결제했다. 이거 공부하는 것만도 출퇴근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을 것 같기도.
4. 먼저 마음 표현하기
다소 추상적인 다짐인데, 특히 사람들을 향한 나의 태도를 조금 바꾸어보려고 한다. 어쩌면 2번과도 연결되어 있을지 모르겠다. 인간관계에서는 꽤 수동적인 편이고, 낯도 많이 가려서 내가 먼저 따뜻하게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거나 상대를 향한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한 번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오글거려 ‘ 할 것도 없거니와, 상대가 내 기대만큼 반응이 시원치 않아도 그러려니 하면 되는데 말이다. 연말이나 명절 같이 인사치레 하는 것이 특별하지 않을 때에만 묵혀뒀던 마음을 표현하곤 한다.
올해는 그렇지 않으려고 한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쑥스러워하지 않고 좋아한다고 마음 표현도 해보고 싶고,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면 선뜻 말을 걸어보려고도 한다. 회사에서도 나랑 친하지 않다고 해서 괜히 낯가릴 것이 아니라, 먼저 말도 건네는 적극성을 조금이나마 발휘해보고 싶다. 하다못해 밝게 인사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내 첫인상이 좀 차가운지 말을 붙이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초반에는 정말 많이 듣는다. (물론, 내가 이미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는 활동, 예컨대 동호회나 모임 같은 데에서는 조금 다르다) 회사에서도 이직한 후 3개월이나 되었는데 나를 가까이하기 어렵다고 우리 팀 선배 (지금은 서로 장난치느라 바쁜)와 팀장님도 이야기했었다. 내 부사수에게 일주일 만에 말을 놓았던 우리 팀장님마저 나에게는 입사한 지 4개월이 지나서야 말을 놓고 편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고로 올해는 조금 달라지겠다고 생각한다. 먼저 마음 표현하는 것, 말을 건네는 것, 따뜻하게 대하는 것. 생각해 보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쑥스럽다고, 낯간지럽다고 뒤로 뺄 것이 아니라 올해는 내가 먼저 다가가봐야겠다. 반대로 가만히 있는 나에게 누군가 마음을 건네주었을 때 얼마나 감동받았던가를 떠올리며 올해는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되면 좋겠다고 다시금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