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도 이런 곳이? 구엄리 돌염전

탐라유람기 아들 둘과 제주 한달살이 이야기

by 조이홍

제주에는 꼭 가봐야 하는 관광명소가 너무 많다. 그런 탓에 새로운 관광지를 찾아 나서기가 쉽지 않다. 그간 여름휴가로 제주를 찾을 때에는 시간이 워낙 짧기도 했지만 관광을 하기보다는 주로 바닷가에서 하루 종일 해수욕을 즐기며 쉬는 것을 택한 우리만의 휴가 방식도 한 못을 했다. 이번 제주 한달살이는 시간도 여유가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고 즐기는 것이 큰 목표 중의 하나라 가능한 많은 경험을 하고, 가보지 못한 곳들을 찾아가 보려고 했다. 구엄리 돌염전은 그렇게 발견한 보석 중 하나다.


아름다운 애월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조금은 낯선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소금 빌레’라고 하는 것이다. 빌레는 제주방언으로 너럭바위를 뜻한다. 옛 구엄리 주민들이 소금을 만들기 위해 돌염전으로 사용했던 평평한 천연 암반지대다. 소금 빌레에는 거북 등처럼 틈이 나 있는데 그 틈을 따라 찰흙으로 둑을 쌓았다. 이곳에 고인 바닷물이 햇볕에 마르면서 생기는 소금을 얻는 방식이다. 조선 명종 14년(1559년) 부임한 제주목사가 구엄리 주민들에게 소금을 생산하는 방법을 가르쳤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당시 양반이 소금 생산 방법을 알고 있었을까 싶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구엄리 주민들이 누구보다 소금 만드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을 텐데 알 수 없는 대목이다. 아무튼 1950년대까지 이곳에서 소금을 생산했고, 그 양이 약 17톤에 달했다고 한다. 소금밭은 개인 소유가 가능하고, 큰 딸에게만 상속하는 풍속도 있었다고 한다. 소금을 만드는 고된 노동은 고스란히 여성의 몫이었던 제주의 상황이 이런 풍속을 만들지 않았을까. 해방 이후로는 소금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다가 2009년 옛 전통을 소개하기 위해 제주시가 돌염전 일부를 관광자원으로 복원했다.

구엄리 돌염전_3.jpg

준, 큐 형제는 이곳을 좋아했다. 거북이 등딱지 같은 두렁을 걷는 것이 아주 재미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곳은 사진이 참 예쁘게 나온다. 돌염전은 아무래도 제주 다른 곳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니 인생 사진에 도전해 볼만한 곳이다.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는 한 아저씨를 본 큐는 언제 다시 낚시를 할지 물어보았다. 위미항 배낚시 이후 거의 매일 한번 이상은 물어본다. 아내와 나는 애써 화제를 전환하려고 했지만 집요한 큐는 계속 추궁하듯 물어보았다. 온갖 핑계를 대며 모면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낚시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큐가 준 낚싯대 구입 자금으로 간식을 사 먹었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다.)


구엄리 돌염전_4.jpg

구엄리 돌염전을 지나는 길은 제주 환상 자전거길의 일부이기도 하다. 어쩐지 이 더위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싶었다. 이곳을 포함한 해안도로가 자전거길 중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라고 하니 다음에는 온 가족이 함께 자전거 타기에 도전해도 좋을 것 같았다. 모르면 그냥 지나쳤을 구엄리 돌염전을 다시 오게 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아빠가 알아두면 좋을 제주 환상 자전거길 이야기>


제주에는 교통량이 적은 해안도로와 일주도로 등을 최대한 활용한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있다. 김녕 성세기 해변, 함덕 서우봉 해변, 표선해변 등 아름다운 해변과 쇠소깍, 성산일출봉, 송악산 등 제주도가 자랑하는 관광명소를 경유한다. 특히 남원 ~ 김녕 해변으로 연결되는 약 60km의 해안도로 구간은 바다와 인접하여 자전거 주행이 가능해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엉알 해안, 한담 해안도로, 신창 풍차 해안도로, 월령 선인장 단지, 법환 바당 등 숨겨진 제주도의 명소도 둘러볼 수 있다. 자전거 여행 시 시계 반대방향으로 주행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10개 구간, 총길이는 약 234km다.


1구간 : 용두암 ~ 다락쉼터 (약 21km)

2구간 : 다락쉼터 ~ 해거름 마음 공원 (약 21km)

3구간 : 해거름 마을공원 ~ 송악산 (약 35km)

4구간 : 송악산 ~ 법환 바당 (약 30km)

5구간 : 법환 바당 ~ 쇠소깍 (약 14km)

6구간 : 쇠소깍 ~ 표선해변 (약 28km)

7구간 : 표선해변 ~ 성산일출봉 (약 22km)

8구간 : 성산일출봉 ~ 김녕 성세기 해변 (약 29km)

9구간 : 김녕 성세기 해변 ~ 함덕 서우봉 해변 (약 9km)

10구간 : 함덕 서우봉 해변 ~ 용두암 (약 25km)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