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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홍 Feb 28. 2021

3주 차에 생긴 변화

도전! 하루 물 3리터 마시기

<제주에서도 가장 물이 좋다는 중문색달해변>

현재시간 2021년 2월 28일 오후 9시. 이제 막 하루 물 3리터 마시기 3주 차가 종료되었다. 

인바디로 체중을 측정해 보았다. 

내게는 체중이나 체지방 변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설 연휴 후유증으로 살짝 다이어트를 곁들인 아내는 2kg 정도 몸무게가 감소하고 체지방도 줄었다. 

물 마시기 효과인지 다이어트 효과인지는 검증할 수 없다. 


중요한 피부 변화는 두 사람에게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내 경우 가족뿐만 아니라 복수의 외부인에게서도 '피부 좋아졌네'나 '살이 빠졌네' 등의 찬사(?)를 자주 듣게 되었다. 그런데 마냥 좋다고만은 할 수 없다. 머리숱이 적어 이마가 너무 빛나 보이는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

참으로 우픈 상황이다. 

그래도 하얗고 뽀얀 피부로 좋아진 얼굴을 보며 위안을 삼는다. 


아내 피부는 아직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다. 

한참을 보아야 보인다. 오래 보아야 보인다. 

하지만 아내 역시 포기하지 않고 즐겁게 물을 마시고 있다. 

즐거우니 그걸로 됐다. 


물 마시기 3주 차에 접어들면서 아내의 입맛이 확연히 달라졌다. 

밥맛이 좋아졌거나 없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커피에게 무척 진심인 편인 아내가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는다. 

물을 많이 마시니 당연히 커피가 줄어들겠으나, 중요한 건 커피 맛이 변했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 집에서는 두 대의 네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내려 마신다.  

핸드 드립을 배우기도 했던 아내는 캡슐 별로 최적화된 음용방법을 개발해 커피 맛을 음미했다. 

평소 4잔~5잔 정도 마셨다. 버츄오로 내리는 가장 큰 캡슐에서는 약 400ml의 커피가 추출된다.

에스프레소로도 마시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 보통 1~1.5리터 커피를 마시는 셈이다. 

분명히 같은 캡슐이고 매일 먹던 방식으로 마셔도 커피 맛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한다. 

3주 차 들어서는 하루에 커피 한 잔만 마신다. 긍정적인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눈에 띄는 변화다. 


아내는 쉽게 눈이 건조해져 인공 눈물을 자주 사용했다. 

하지만 물 마시기에 도전한 이후로 인공 눈물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단다. 

몸에 수분이 많아지니 눈에도 영향을 미치나 보다. 

안구 건조증과 물 마시기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과학적 검증 단계가 필요하겠으나 아내는 인공 눈물을 사용하지 않아 너무 편하다고 좋아했다.  


하루에 3리터 이상 물을 마시면 소변 색깔이 물 색깔과 똑같다. 무척 깨끗해 보인다. 

물론 실제로 깨끗해진 것은 아니다. 소변에서 나오는 독소나 찌꺼기의 양은 동일하단다. 

단지 수분이 워낙 많다 보니 희석되어 맑게 보이는 것뿐. 

화장실에 자주 간다고는 하지만 물처럼 깨끗한 소변은 여전히 적응하기 힘들다. 

낯설다, 너! 


3주 차까지 상황을 정리해 보면 피부 개선 효과 이외에 활발한 대장 활동, 안구 건조증 개선이 뚜렷한 변화로 나타났다. 변비로 고생하는 분이나 안구 건조증이 있는 분은 도전해 볼만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권장하지는 않는다. 체질, 환경 등 제반 조건이 모두 상이하기 때문에 도전하는데 신중해야 한다.


'물의 효능'을 녹색창으로 검색해 보니 아래와 같은 내용이 눈에 띈다.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테스트하는 것이기에 신중할 필요가 있어 공유한다. 혹시 이 글만 보고 따라 하는 철없는 어른이 계실까 염려되어서다. (출처 : 의심 많은 교양인을 위한 상식의 반전 101)


 전문가들은 물의 과다 섭취를 경계한다. 《소박한 밥상》의 저자 헬렌 니어링은 “갈증이 나지 않을 때도 물을 마시는 동물은 유일하게 인간뿐”이라며 “매일 생과일을 먹기 때문에 물을 마실 필요가 별로 없다”고 역설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연구팀은 “물이 건강에 이롭기 때문에 무조건 많이 마셔야 한다는 주장을 입증할 만한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영국의 마거릿 매카트니 박사는 〈영국 의학 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물을 하루 8잔 마시는 것은 지나치며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물 8잔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건강에 좋다고 권고한 수치다. 그는 “물을 너무 마시면 신장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영기 강남성심병원 교수도 “특정 질환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일반인도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오히려 물 중독증 등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계한다. 


 아내도 나도 몸에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면 물 마시기를 당장 그만둘 것이다. 다행히 아직까지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물론 몸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감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이제 루틴이 생겨 물을 마시지 않으면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갈증도 느낀다. 마지막 한 주 남았다. 4주가 처음 정한 목표였으니 일단 다음 주까지 우리의 하루 물 3리터 마시기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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