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5단계 중 어디에 있습니까?

3월 10일, 축제는 끝났다.

by 조이홍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zabeth Kubler-Ross), 스위스 태생 미국 정신과 의사 (1926 ~ 2004)

'죽음의 여의사'라 불리는 그녀의 별칭은 30년 이상 죽음을 연구한 이에게 따르는 마땅한 호칭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그녀는 자신의 연구를 '삶의 의미를 밝히는 일'이라 여겼다. 그녀는 죽어가는 이들과의 수많은 대화를 통해 '어떻게 죽느냐'의 문제가 삶을 의미 있게 완성하는 중요한 과제임을 깨달았다.


'슬픔의 5단계'는 퀴블러 로스가 죽음의 단계에 이른 환자들을 이해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죽음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슬픔을 이해하는 데에도 적용되고 있다. 슬픔의 5단계는 다음과 같다.


부정

"OMG, 이럴 리 없어! 뭔가 잘못된 거야!" 가장 먼저 반응은 상황을 부정하는 것이다. 상실이 발생했다는 것을 거부하는 단계다.


분노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런 일이 생긴 거지!" 극도의 분노 상태는 나와 타인을 모두 겨냥한다. 상실이 왜 일어났는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단계다.


타협

"아! 내가 조금 더 잘할 걸…."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만약이라는 가정도 자주 하게 된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리라는 현실을 깨닫지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때로는 상황 판단을 미루려고 한다.


우울

"다 끝났어!" 웃음을 잃고 말이 없어지고 맥락 없이 눈물이 흐르기도 한다. 절망의 한가운데서 홀로 고립되어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지고 싶어 한다.


수용

침묵. 상실을 받아들이는 단계다. 감정 기복 없이 차분하게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는 단계다. 어쨌든 생은 계속되어야 하기에….


대선 개표 결과를 늦게까지 시청했다.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지 못했으니 여전히 내 감정은 슬픔의 5단계 중 '분노'에 멈춰 있다. 생을 달관한 K형은 이미 '수용' 단계에 도달했다는데 나는 아직 멀었나 보다. 빨리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왠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제 '당선인'이 된 후보자를 지지한 분들께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욕망과 욕망, 열정과 열정이 부딪혀 한바탕 겨뤘고, 여러분이 이겼으니 한껏 승리의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 대선이라는 축제는 끝났다. 우리는 다시 일상을 살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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