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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밤중에 詩

메리 올리버 <기러기>

by 조이홍

착하지 않아도 돼.

참회하며 드넓은 사막을

무릎으로 건너지 않아도 돼.

그저 너의 몸이라는 여린 동물이

사랑하는 걸 사랑하게 하면 돼.

너의 절망을 말해봐, 그럼 나의 절망도 말해주지.

그러는 사이에도 세상은 돌아가지.

그러는 사이에도 태양과 투명한 조약돌 같은 비가

풍경을 가로질러 지나가지,

초원들과 울창한 나무들,

산들과 강들 위로,

그러는 동안에도 기러기들은 맑고 푸른 하늘을 높이 날아

다시 집으로 향하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상은 너의 상상에 맡겨져 있지,

저 기러기들처럼 거칠고 흥겨운 소리로 너에게 소리치지 -

세상 만물이 이룬 가족 안에 네가 있음을

거듭거듭 알려주지.




여러분이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내일은 올 테고, 그 내일은 천지가 개벽하지 않는 한 월요일, 비록 인간이 정했지만 우리는 그 틀 안에서 살고 있으므로, 입니다. 월요병이 도질 테지요. 학교 가기, 회사 가기 싫겠지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메리 올리버가 노래한 것처럼 '세상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겨져' 있으니까요. 까짓것, 내일이 수요일인 것처럼, 목요일인 것처럼, 아니 토요일인 것처럼 상상하세요. 몸은 비록 원하지 않는 곳에 매어 있어도 여러분의 상상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여러분이 원하는 바로 그곳에 있을 테니까요. 그게 싫다면 월요일을 월요일인 채로 사랑하세요. 어느 소설가의 말처럼 사랑이 끝나는 건 누구도 용기를 내지 않기 때문이니까요. 월요일을 사랑하는 용기 정도는 가지고 있잖아요. 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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