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풀 Aug 10. 2020

씨앗 먹는 아이

씨앗을 삼키던 지오  ⓒ 바람풀



기억하니?

한 알 한 알 입 안에서 터지던 씨앗의 맛을.

다섯 살 때의 넌 씨앗을 좋아하는 아이였어.

길가에 줄지어 핀 풀들을 쓰담쓰담 어루만지며 걷다가 곧잘 멈춰 서곤 했지.

그리고는 쬐그만 씨방을 따서 개미 코딱지만 한 씨앗을 별사탕 꺼내 먹듯 씹어 먹었지.


"무슨 맛이야?"


이 풀 저 풀 씨앗을 먹던 네게 나는 물었지.


"응, 풀 맛이야."


그건 부드러운 흙과 바람과 햇살이 담긴 맛이었을까?

바람에 흔들려도 부러지지 않고

홀로 서 있으되 함께 기대며 무성 해지는 풀.

 

풀처럼 유연하고 자유롭게,  

고독하지만 외롭지 않게

네 마음에 심은 씨앗이 널 지켜줄 거야.


 




이전 20화 달님이 우리를 못 따라오잖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