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니?
한 알 한 알 입 안에서 터지던 씨앗의 맛을.
다섯 살 때의 넌 씨앗을 좋아하는 아이였어.
길가에 줄지어 핀 풀들을 쓰담쓰담 어루만지며 걷다가 곧잘 멈춰 서곤 했지.
그리고는 쬐그만 씨방을 따서 개미 코딱지만 한 씨앗을 별사탕 꺼내 먹듯 씹어 먹었지.
"무슨 맛이야?"
이 풀 저 풀 씨앗을 먹던 네게 나는 물었지.
"응, 풀 맛이야."
그건 부드러운 흙과 바람과 햇살이 담긴 맛이었을까?
바람에 흔들려도 부러지지 않고
홀로 서 있으되 함께 기대며 무성 해지는 풀.
풀처럼 유연하고 자유롭게,
고독하지만 외롭지 않게
네 마음에 심은 씨앗이 널 지켜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