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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풀 Jun 19. 2020

죽음과 부활을 놀이하다

ⓒ 바람풀



나린이 친구 선유와 둥둥이가 놀러 왔다. 

둥둥이가 거실에 있는 우리 집 긴 의자에 눕더니 환자로 변신했다.


“나린아, 네가 의사하고 선유가 간호사 해.”


나린이가 내 손수건으로 둥둥이의 팔을 붕대 감듯 감았다.


 “나 서서히 죽어가고 있어.”


둥둥이가 힘없이 축 늘어지며 말했다.


 “삐뽀, 뽀뽀. 오빠 빨리 여기 타.”


나린이가 잽싸게 바퀴 달린 장난감 박스를 끌고 왔다. 선유와 나린이가 둥둥이를 안아 박스에 태우고 끌고 가더니 거실에 깔려있는 요가 매트 위에 눕혔다.


 “나 몸이 산산조각이 났어. 산산조각이 뭔지 알아? 몸이 막 부서지는 거야. “


 “둥둥이 오빠, 우리 작은할아버지 해라. 작은할아버지 하늘나라로 갔거든. “ 


선유가 말했다.


 “나 죽었어. 나 하늘나라로 갈래.”


선유와 나린이가 둥둥이를 안고 우리 집 다락방 계단을 올라갔다.


 “나 하늘나라에 올라왔어.”


 “둥둥이 오빠가 살아났어. 우리가 뼈를 고르고 살을 붙여서 살렸어.”


 “우리 이제 내려가자.”


아이들이 우루루 계단을 내려오며 죽음과 부활 놀이가 끝났다.


아이들 노는 모습은 언제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이들이 놀 때면, 보석 같이 쏟아내는 말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 내 귀는 무한정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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