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
잠 못 들고 밤새 뒤척일 때가 있다.
잠드는 걸 포기하고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안개가 눈처럼 내려앉았다.
발목까지 내려앉은 이슬로 얼굴을 씻고
머리카락 휘날리며 물낄 따라 안갯속을 달린다.
새벽녘에 들리는
소리의 무게
공기의 맛
빛의 색감
어둠의 두께
또 다른 질감의 새벽이 궁금해졌다.
새벽에 홀린 날들이다.
(한강 -새벽의 노래)
새벽에 눈을 떠
하늘을 보았어
어둠이 걷히고
푸른빛이 번졌어
구름은 뭉클뭉클 피어나
어디로 흘러 떠나가는지
하나 둘 깨어나는 나무들
가지를 뻗어 올렸어
이리 아름다운 세상이
내 곁에 있었나
두 눈에 맺히는
네 눈썹 같은 조각달
나 이제 푸른 날개 펼치고
저들을 따라 날아오르네
푸르른 불꽃같은 나무들
가지를 뻗어 올릴 때
살아있다는 건 뭘까
대답할 필요 없네
저 푸른 불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