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스페인 가을 여행(6)

결혼 40년 되던 해 2019년 늦가을

by 기현서

3. 마드리드 첫날(11.4)


카페에서 아침 식사


아침 7시 조금 넘은 시간 호텔 모퉁이에 있는 카페테리아 카사 루치아노에서 이침 식사를 했다. 아내가 기다리던 마드리드에서의 아침 식사이다. 카페 콘 레체를 곁들인 아침 식사 세트 메뉴가 6 가지 있다. 모두 먹음직하다. 얼마만인가? 마드리드 카페에서 아침 식사를 하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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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베이컨, 에그 프라이, 감자튀김 세트를 나는 크루아상 햄 앤 치즈 세트를 주문했다. 매우 만족스럽고 행복한 표정으로 먹는다. 좋은 일이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고야를 만나다


관광 성수기가 지나서인지 프라도 미술관 오전은 그렇게 붐비지 않았다. 예약을 하고 온 개별 방문객과 단체 방문객을 먼저 입장시킨다. 나 같이 예약없이 온 방문객은 후순위이다. 조금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나 청량한 공기와 햇살 그리고 맑은 가을 하늘 풍경이 너무 좋아 전혀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마음이 잔잔하고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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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도 미술관의 모든 걸작 그림을 깊게 다 보려면 그림에 대한 그만한 지식과 시간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스쳐가는 방문객은 고야, 루벤스, 벨라스케스 등 세 화가의 그림만 봐도 본전은 한다고 한다.


19년 전 마드리드에서 살 때 프라도 미술관 그림에 관심도 없었던 아내가 이번에는 열심히 보고 듣는다. 이제 다시 올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예감 때문일까? 하여튼 이 세 화가의 그림이 있는 전시관을 약도를 보며 이리저리 찾아다니는데 불평 한마디 없다. 매우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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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귀신인 아내가 어떻게 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를 외면할까? 기념품 가게에서 가족에게 줄 기념품 하나 사볼 까 하고 둘러보고 있는 나에게 아내는 여행 중 짐이 되니 시간 낭비하지 말고 커피나 마시자고 재촉한다. 내가 보지 못했던 카페테리아를 빨리도 포착했다. 아내와 나는 더블 엑스프레소를 시켜 비즈코초(Bizcocho, 카스텔라)를 곁들여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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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정리된 프라도 미술관 주위 건물과 만난 청량한 햇살과 상큼한 공기는 상쾌하고 아름다운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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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파세오 데 프라도(Paseo de Prado) 거리에서 만난 가을 풍경은 마드리드의 고색이 짙은 건물을 배경으로 쓸쓸함이 배어있어 또 다른 가을 정취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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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자 마욜(Plaza Mayor)의 한적함


프라도 미술관에서 플라자 마욜 까지 걸어갔다. 바쁠 것도 없고 늦가을 시내도 구경할 겸 많이 걷기로 했다. 아토차 길(Calle del Atocha)을 한참 올라가다가 오른쪽으로 굽어져 가는 것으로 애플 맵이 가리킨다. 조금 헤맸지만 어려움 없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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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자 마욜은 왕정 시절의 중심 광장이다. 모든 국가 행사를 이 곳에서 했다. 공개적인 사형집행도 여기서 했다고 한다. 마드리드에 관광 오면 필수적으로 방문하는 곳이다. 광장은 네모 형태로 각 변마다 장중한 건물이 서있다. 광장으로 연결된 길이 10개 즉 출입구가 10개란 뜻인데 확인은 해 보지 못했다. 마드리드 구시가의 중심이며 필수 관광 사이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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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적하다. 사람이 거의 없다는 얘기가 아니고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성수기에는 관광객으로 꽉 메웠던 카페테리아도 한산하다. 비수기인데다가 오늘이 월요일이어서 그럴까? 알 수 없다. 내가 경험한 플라자 마욜은 항상 사람들로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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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가 자주 방문해 식사했다는 그 유명한 엘 보틴 식당(Reataurante El Botín)입구도 한적하다. 월요일은 휴일인가? 꼭 이 년 전 10월 말 이 곳은 여행자들이 길게 줄 서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일까?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테이블 확보가 않되는 곳이니 그럴 수도 있다. 아마도 식당 안은 만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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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전통음식 코시도(Cosido)를 찾아서


출발 며칠 전 한 방송의 음식 테마 기행 프로그램에서 코시도 라는 마드리드 전통음식을 소개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 식당이 타베르나 라 볼라(Taberna La Bola)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오늘 점심을 예약했다. 예약 확인 메일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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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 위치를 확인하고 플라자 마욜에서 걸어서 찾아 가는데 그 것이 만만치가 않다. 가는 중간에 방향을 놓치니 혼란스러워진다. 현 위치에서 800미터 반경인데도 찾지 못하겠다. 구글 맵을 사용 했으나 골목길들이 짧아서인지 안내를 잘 하지 못한다. 다시 애플 맵을 작동 시켰다. 그리고 겨우 찾아냈다. 라 볼라 이름은 식당이 있는 거리 이름을 딴 것 같다. 거리 이름이 까에 라 볼라(Calle La Bola)이다. 붉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여행객으로 만원이다. 창가 자리가 예약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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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에서 살 때 이 식당을 알지 못했다. 엘 보틴 정도는 아니지만 아주 오래된 식당인데도 말이다. 토속음식이다. 돼지 살코기, 비게, 초리조, 감자, 가르반조라고 불리는 콩 등을 토속 항아리에 함께 넣은 뒤 오래 끓여 내온 음식이다. 국물은 전식으로 먹고 남은 건더기는 접시에 부어 본식으로 먹는다. 토속 음식이 으레 그러하듯 보기에는 그리 수려하지 못하다. 그러나 잘 먹었다.


국왕 내외도 방문한 것 같다. 서명이 있는 국왕 사진이 걸려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알려진 식당인 것만은 틀림없다.


엘 코르테 잉글레스(El Corte Ingles) 백화점의 중국 여행객들


엘 코르테 잉글레스는 스페인의 유일한 백화점 체인이다. 스페인 곳곳에 백화점이 있다. 또 세계 3위 규모의 백화점 체인이라고 한다. 마드리드에서는 카스테야노(Av. Castellano) 대로에 있는 백화점이 가장 크다. 마드리드에서 살 때 종종 찾아가 시간을 보냈던 곳이다. 아내가 한 번 가자고 한다. 아내의 속셈은 한국에서 가격이 만만치 않은 캠퍼 구두를 한 켤레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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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거짓말 조금 보태면 고객이 모두 중국 관광객이다. 화장품, 의류, 귀금속, 신발 코너 모두 중국말로 소란스럽다. 중국인들이 손에 쇼핑백을 들고 무리를 지어 분주하게 오간다. 중국인 판매원들도 많이 보인다. 우리가 지나가니 중국말로 인사한다.


아내는 캠퍼 구두 매장을 한 번 둘러본 뒤 구매 의사 표시 없이 나와 버린다. 우선 중국인들이 캠퍼 구두 매장에서 소란을 떤다. 중국인 판매원도 우리에게 중국말로 뭐라고 한다. 그리고 가격을 보니 장난이 아니다. 스페인 구두 가격이 언제 이렇게 많이 올랐을까? 다른 스페인 유명 브랜드 구두 가격과 비교해 봤더니 두 배 차이가 난다. 스페인에서 고급 구두 브랜드는 얀코(Yanko), 로투세(Lotusse), 에미디오 투치(Emidio Tucci) 등이다. 그런데 이들 브랜드보다 가격이 높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스페인 사람들이 과연 이 가격을 주고 캠퍼 구두를 사 신을까? 아마 중국인들이 가격을 올려놓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중국인들이 몰려있는 구두 가게는 캠퍼 구두 매장 밖에 없었다.


백화점 슈퍼에 들러 망고 몇 개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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