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0년 되던 해 2019년 늦가을
27. 마드리드를 떠나며(11.28)
짐을 싸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이런저런 가능성을 생각하여 짐을 챙기니 아무래도 부피가 커지고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귀국하며 보니 가져온 옷의 반도 입지 못하였다. 다 알면서 항상 같은 일을 반복한다.
돌아다니며 짐이 늘어날까 봐 부피가 있는 것은 사지 않았다. 기념품도 물론이다. 딸과 아들 그리고 새로 우리 집에 들어온 새아기가 있으니 빈 손으로 갈 수 없어 아내가 조그만 선물 몇 개 산 것은 손가방에 들어갔다. 대체적으로 모든 것이 가져온 수준이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스페인 한 달 살이 이제 끝나간다.
맥도널드에서 스페인 식 아침 식사
시간 보내기 좋은 곳이 맥도널드 매장이라 이 곳 맥카페에서 스페인식 아침식사를 했다. 아내는 더불 엑스프레소에 햄 앤드 치즈 크루아상 샌드위치 나는 카페 콘 레체에 크루아상을 시켜 아침식사를 때웠다.
한국인 관광객이 매장 자판기를 통해 아침 식사를 주문하는 것이 보인다. 맥도널드에서 한국인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
60 발코니스 아파트 호텔 무인 체크인 기기도 수정되고
11월 3일 저녁 호텔에서 사전에 알려 준 코드로 문을 열고 로비로 들어가니 근무자는 없고 무인 체크인 기기에 불이 켜져 있었다. 오후 6시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기 때문에 그 이후 호텔에 들어오는 투숙객은 무인 체크인 기계와 씨름해야 한다.
사전에 이메일로 정보를 받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여권번호를 입력하기 위해 국가 코드를 찾았는데 대한민국이 없다. 북한은 있었다. 애를 먹고 있다가 다른 방법을 알아내어 체크인은 겨우 했다. 다행히 내가 스페인어를 읽고 쓰고 말할 줄 알아서 해결한 것이지 그렇지 못했더라면 어려웠을 것이다.
다음 날 호텔에 얘기했더니 그럴 리가 없단다. 그래도 한 번 점검해 보라고 했다. 1시간쯤 뒤 매니저가 감사하다며 바로 프로그램을 고치겠다고 했다. 감사의 표시로 포도주도 한 병 가져왔다.
체크아웃하고 나오면서 보니 화면에 우리 국기가 보인다. 수정되었다.
인천공항과 비교되는 바라하스(Barajas) 공항
오후 6시 45분 대한항공으로 귀국한다. 당초 2시쯤 공항으로 출발하려고 했는데 아내가 차라리 공항에서 기다리자고 재촉한다. 너무 빠르지 않을까 하고 의견을 말했는데 기다리는 것은 어디나 마찬가지란다
바라하스 공항 1 터미널은 많이 노후화되어있다. 지난번 마드리드에서 마요르카 갈 때 이용한 4 터미널 분위기와도 많이 다르다. 대기할 곳도 마땅치 않고 썰렁한 느낌이다. 우리나라 인천 공항과 큰 차이가 있다. 세계 2대 관광국가 공항이라고 하기에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공항에 있는 카페테리아에 간신히 자리를 만들어 기다리면서 이르게 도착한 것을 후회했다. 아내는 일찍 오자고 우긴 것에 대해 자기 방어를 한다. 공항에는 이유 불문하고 빨리 나오는 것이 좋다고 계속 강변한다. 지나간 일 생각하면 무엇 할 것인가? 이미 일어난 일이고 이제는 기다리는 수밖에.
이민국을 통과한 후 탑승 구역인 A 구역을 찾아가는 것도 멀다. 배낭 메고 다니다 보니 슬그머니 땀이 난다. 겨울 옷 탓도 있겠지만 가는 길이 사람 고생시킨다. 다시 한번 우리 인천 공항의 편리함이 생각난다. 정말 우리 인천 공항은 나무랄 곳이 없는 공항이다. 해외에 나가 보면 안다.
아내는 보세구역 벤치에 앉아서 잘도 기다린다. 참을성이 많다. 나는 인터넷으로 한국 신문이라도 보지만 아내는 계속 눈을 돌리며 사람들 하는 짓을 관찰 분석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틀림없이 나중에 나에게 이러쿵저러쿵 말할 것이다. 아내의 상황 파악 능력은 매우 출중하다.
보세구역 면세점에서 스페인 다과 구입
스페인 다과는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으나 품질이 좋다. 면세점에서 스페인 초콜릿, 투론(Turrón) 등이 잘 포장되어 판매되고 있다. 아이들 선물용으로 몇 개 구입했다.
과거와 달리 아들이 독립해 나갔으니 두 집 분량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빈 손으로 가지 않으니 마음이 좋다.
서울행 비행기는 출발하고
이 글은 비행기에서 쓰고 있다. 현재형이다. 19년 전 마드리드에서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년 근무 후 갑자기 멕시코로 옮기게 되었다. 옮겨 가는 것도 급해 발령 난지 한 달 만에 출국했다. 보통은 3개월 준비기간을 준다.
그때의 아쉬움이 남아 나와 아내는 스페인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2년 전에 2 주 패키지여행을 왔으나 자유스럽지 못해 만족하지 못했다. 이 번에 스페인 한 달 살이로 그 갈증을 해결했다. 많이 걸었고 먹었고 보았다.
아내도 이제 다시 올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비행기가 이륙한다. 미완성으로 마음속에 남아 있었던 우리 부부의 스페인 살이가 이제 끝난다.
아디오스 마드리드(Adiós Madrid)! 아디오스 스페인(Adiós Españ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