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0년 되던 해 2019년 늦가을
29. 다시 탄천의 늦가을 속으로(11.30)
아들 내외의 연말 스페인 여행
아들 내외가 성탄절 날 스페인으로 여행을 간다. 5월 말 결혼하고 사정이 있어 신혼여행을 제대로 다녀오지 못했다. 그래서 이 번에 신혼여행 겸 가는 모양이다. 오래전부터 계획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 - 바르셀로나 – 마드리드 – 서울 일정인데 이번 여행에서 내가 바르셀로나는 가지 않았으니 인계해 줄 것이 없고 마드리드, 톨레도, 세고비아 일정을 짤 때 필요한 정보를 정리해서 SNS를 통해 보냈다. 새아기가 ‘오와! 대박! 까악 아버님 감사합니다~!’하고 문자로 답한다. 참 요즘 젊은 사람들이란 … 구김살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웃음이 나온다.
아들도 스페인에서 2년 학교를 다녔고 또 스페인어를 하니 여행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과거 살았던 집주소 등 몇 가지는 필요할 것이다.
다시 탄천의 늦가을 속으로
토요일 오후 좀 늦은 시간 탄천을 산책했다. 아내는 여독을 푸는 중이고 나는 하루라도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몸풀기를 시작한다.
집 앞 소공원의 낙엽이 거의 떨어졌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만 빼고 갈색 풍경이다. 스페인의 노란 가을과 비교된다. 스페인도 노란 잎들이 다 떨어지면 앙상한 가지들만 남을 것이다. 그러나 느낌이 다르다. 아마 산하가 달라서 그럴 것이다.
그래도 분당 탄천의 늦가을은 잘 정돈된 아름다움이 있다. 갈색 낙엽이 바닥에 깔리고 갈대와 강아지 풀도 갈색을 연하게 띤 노란색으로 바뀌었다. 모두 늦가을 임을 알려주고 있다. 갈대꽃도 석양빛에 빛난다. 역광으로 보는 갈대꽃은 특히 아름답다.
멀리 산등성이에 비치는 석양빛이 그곳을 향해 흐르는 탄천의 물색과 어울려 깊어가는 늦가을 풍경을 만든다.
탄천의 늦가을 정취는 스페인의 그것과 또 다름을 느낀다. 스페인은 동적인 쓸쓸함이라면 탄천은 정적인 쓸쓸함이랄까 … 느낌을 문자로 표현하는 게 쉽지 않다. 느낌이란 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주장하는 것도 마땅하지 않다.
탄천 주변 도로도 온몸으로 늦가을을 주장하고 있다. 평범한 길이지만 다시 눈을 뜨고 보면 온 주변이 늦가을 투성이다. 이제 내일이면 12월이다. 겨울이라는 계절로 들어간다.
2019년 가을은 그렇게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