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밤

그리움이었던 것들이 내리는 밤

by 잭변 LHS

한 때 어느 시골집 저녁 밥상의 따뜻한 숭늉이었던 것이 겨울 하늘에 하얗게 내린다.

한 때 먼 나라의 인적 끊긴 호수의 깨끗한 물이었던 것이 차가운 바람에 날려 내린다.
또 먼저 간 이를 잊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구슬픈 눈물이었던 것이, 혹은 한 때 철없이 설레던 우리가 함께 발 담갔던 여름의 냇물이었던 것이, 땅으로 하늘하늘 내려와 조금씩 쌓인다.


옛날에 숭늉 같은 아늑함이나, 호수 같은 고요함이나, 사람 같은 그리움이었던 것들이, 눈이 되어 하얗게 세상을 안는다.


그 밤에 세상은, 더 아늑하고 고요하고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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