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의 바깥에 도움의 손길이 있는 것 같았다
고향 총각이 배 과수원을 하던 평택으로 시집을 왔는데, 그 집은 만 육천 평의 과수원 안에 든 큰 섬처럼, 마을의 맞은편 언덕으로 둥그스름하게 버티고 있었다. 거기도 눈 뜨면 바로 초록초록이었는데, 다행히 난 그때의 초록은 참 좋았었다.
나는 남편이 떠난 다음날부터 밤에 무섬증부터 없어졌다. 집안에 있는 화장실도 혼자 못 가고 잠든 그를 깨우곤 했는데 나 혼자 화장실을 거뜬히 다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거실에서 혼자 tv를 볼 때마다 창문에 시커먼 그림자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던 그 무섬증도 같이 사라졌다.
불행 중 참으로 다행이었다.
시간의 바깥에 도움의 손길이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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