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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나네 May 11. 2023

호주 치과 병원비는 정말 비싸다

* 나, 치과 *

치과에 예약을 했다.



해마다 한 번씩 한국에 가면 치과에 들러 스케일링을 하면서 여기저기 점검을 하고 왔었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쇠젓가락을 사용하니 손가락 놀림이 유연하고 재라서 한국의 치과와 성형외과 의사의 시술기술이 뛰어나다고 난, 여기 사람들한테 기회 있을 때마다 자랑을 한다. 오늘은 영어교실 선생 린한테 그랬다. 그녀는 쿨하게 웃으며 오, 그거 말이 된다, 고 다.


그러고 보니 나의 소중한 치아를 무려 4년 동안 방치하고 있었다. 한국 가면 체크해야지, 하고 코비드기간 동안, 마음속으로만 기약 없는 약속을 나 홀로 지키고 있었다. 참 미련하고 매우 우매했다. 그러는 사이에 잇몸과 치아 사이 필링해둔 물건이 나도 모르는 사이 떨어져 나가 버다. 어느 날 딸이 엄마, 이가 왜 그래? 해서 알게 되었다. 딸은 혹시 여기에 한국인 치과의가 있는지 구글링 해보고, 주소를 보내주며 그리로 가보라 했다. 생활영어 연습도 할 겸, 요즘은 통역사인 딸 없이 나 혼자 병원엘 가는데 딸은 매번, 알뜰 신경을 다.


그날 본 한국인 치과의는 훌륭했다.


그녀는 멜버른에 10년을 일하다, 멀고 먼 이곳 치과 원장을 잘 알아서, 이리로 온 지 2년 하고 3개월 차였다. 이 지역 덴티스트들을 상대로 강의도 맡았단다.  2개월 후면 미국으로 3년 간 유학길에 오른다고 했다. 그녀의 한국어가 어눌한 만큼, 나는 영어가 부족했다. 그녀가 환자인 내게 하는 말 모든 내용곁의 간호사가 받아 적어야 하니, 나와 그녀가 영어로 또박또박 대화를 해야 했다. 그녀의 영어는 나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 그러니 난 그 분위기가 마냥 흡족했다.


그녀와 간호사의 안내로 몇 번이나 방향을 바꾸어가며, 입을 최대치로 만들 때 나의 입가가 땡기고 아픈 데도 마음이 편안했다. 그녀는 찰칵찰칵 숙련된 솜씨로 나의 치아 사진을 입천핏줄까지 선명하게 나오도록 , 이 잡듯이 정밀하게 찍었다. 그리고 프린트를 크게 하여 보여주면서 문제점을 하나하나, 영어로 설명을 했다. 그녀와의 한 시간 반이 어렵지도, 불편하지도, 수줍지도 않았다. 아마도 내가 알기 쉬운 영어로 천천히 말해준 것 같았다. 그녀의 배려와 지혜와 실력이, 같은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울 만큼 훌륭했다.




*  , 국민 건강보험증 *


이나라는 영주권자부터 국민 모두가 매디케어 medicare라는, 연두색의 건강보험 카드를 갖게 된다. 그 증을 갖고 '벌크 빌 Bulk Bill 메디컬센터'로 가면, 무료로 1차 가정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벌크빌이 아니면, 1차 가정의 진단이라도, 최소 2만 원 정도는 페이해야 한다. 가정의가 레터를 써서 보내주는 기관의 '각종 암 검사 엑스레이' 대금은 대부분 무료다. 난 작년에 위내시경검사를 공공 의료병원에서 받았는데, 신청하고 1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만큼 공립병원엔 대기 환자로 붐빈다. 만약 개인병원에서 했다면 한국돈 200만 원 정도를 지불해야 했다. 그러나 개인 의료보험이 있으면 보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거의 무료다.




* 셋, 개인 의료보험증 *


한국의 삼*개인의료보험 같은 회사가 여기도 여럿 있다. 그중 하나를 선택하여 보험을 들기도 한다. 나는 아직 여기에서 개인 의료보험을 들지 않았다. 매주 5,60불(5,6만 원)씩 무조건 지불하고 만다는 금액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처럼 개인보험이 없을 경우, 몸이 아파 2차 의료기관을 내원해서 치과의나, 전문의를 만나면 의료비는 확 올라간다.


반대로 나의 이웃 칼리와 빈 여사는 이 개인보험을 들어놓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다, 작년에 암수술을 받았는데 시설이 더 좋은 개인병원에서 거의 무료로 수술을 받게 되었다. 지만 치과는 여기도  20%밖에 적용되지 않는단다. 선생 린도 나처럼 개인보험을 안 들긴 했다니, 개인 의료보험은 전적으로 개인취향과 사정에 따라 다르다. 보험이라고, 예금처럼, 나중에 되돌려 받는 금액은 한 푼도 없다.




* 1 -1, 호주 치과비용 *

호주 치과 비용은 정말 비싸다.



스케일링과 나란한 아랫니 세 개의 중치치료비가 3706.50 달러(약 3백30만 원) 이란다. 그중 하나는 크라운을 해야하니 네 시간을 작업해야 한다고 설명 해주었다. 또 하나는 치아 단 하나의 잇몸이 좀 많이 내려앉아서 입천 살을 떼어서 잇몸과  치아 사이로 붙이는 비용이 1719 달러 (약 154만 원)이란다. 사람은 직접 겪어봐야 안다. 난 그제야 여기 사는 한국사람들이, 단지 한국에 있는 치과 치료만을 받기 위해, 그토록 기를 쓰고 한국으로 귀국을 했었는지, 이제야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과에 다녀온  말을 들은 딸이 내 계좌로 얼른, 일말의 망설임 없이, 3,000달러를 보내주었다. 그래도 치과의를 만날 수 있을 때 끔히, 세수한 얼굴처럼 료를 하라고 일러주었다. 나머지 2425.50 달러는 빌려줄까 물었다. 나참. 이럴 땐 난감하다. 딸이 주는, 내가 생각하기에 과분한 친절을 자꾸 받아야 하나 어쩌나, 하며 일단 고맙다 하고 받아두었다. 그리고 하룻밤을 자고 나서 그날 오후에 딸의 계좌로 되돌려주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이 나이에 딸의 돈 받아쓰려니 , 음이 안편하고 안쓰러워서 두통이 다 와서다. 그 돈 벌기 위해 나의 아이가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 곁에서 봐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퇴근하고 돌아온 딸은 다시, 나의 통장으로 2000달러를 기어코 보내주었다. 아유, 모르겠다, 하고  그걸로 나는 선약금 20%를 내고, 5월 말과 6월 중순으로 치과예약을 마쳤다. 그녀, 한국인 훌륭한 치과의가 미국으로 가기 전에 치료를 받기로 했다. 간호사는 나보고 행운아라 했다. 그만큼 자기네 티스트, 한국인 그녀가 훌륭한 의사라는 의미다.


맞다,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다.
하하.


여기 치과에서 내가 낼 플렌의 대금명세서를 깨알같이 써서 뽑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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