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초 꽃.
달포 전에 산길을 걷다가 잔잔하게 핀 일일초를 보았다. 몇 달 동안 가뭄이 계속되어 사방이 마른풀 속에서, 홀로 연분홍 꽃을 피워 낸 모습이 기특했다. 매일 꽃을 피운다고 일일초가 된, 제 이름값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었다. 마침 우리 집에도 진분홍색 일일초가 있어서, 아주 작은 가지 하나를 똑 따서 집으로 데려왔다. 의형제를 맺어주고 싶었다. 이 나라 꽃들은 꺾꽂이가 되니 살리는 덴 그리 문제가 없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우선 플라스틱 컵에다 물을 담아 꽂아놓았다. 꽃봉오리는 싱크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과, 아침저녁으로 응원의 눈빛을 받아서인지, 활짝, 꽃 하나를 피워냈다. 그러다 그 꽃은 떨어졌다. 난 아기 손톱 같은 꽃을 주워서 제 물 위에 동동 띄워놓고, 꽃가지를 지속적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튼실한 뿌리를 내리라고. 종종 컵에서 들어내어 밑둥치를 확인하였으나, 꽃의 뿌리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대신 또 다른 꽃, 아주 세미한 분홍색이 살그머니 피어오르고 있었다.
또 하나의 꽃이, 그녀의 머리핀처럼
어여쁘게 피어났다.
•노이지 마이너 Noisy Miner 새.
지난 토요일 아이와 함께 인근 바닷가를 걷고, 피시 앤 칩스를 테이크 어웨이 하여서 먹었다. 그 집 시푸드 튀김은 정말 바삭하고 고소하여, 거기다 가성비도 좋아서 우린 자주 찾는다. 국민튀김인 감자(칩스)에다 새우튀김이 세 개요, 기다란 게맛살 튀김이 네 개에다, 가리비 튀김이 세 개, 그리고 고소한 화이트 피시 튀김이 두 개였다. 바닷가 잔디 위에다 돗자리 펼쳐놓고, 파도소리 사람소리, 그리고 새소리 뒤섞인 분위기에서, 소프트드링크와 먹는 맛이 일품이다. 그날 난 아이에게 살짝, 눈총을 받았다. 튀김옷 하나를 바깥으로 휙 버렸기 때문이다. 아가 손등만 한 음식이 똑, 하고 땅에 떨어지자 이때다, 하고 기다린 듯 냄새를 맡고 온 노이지 마이너라는, 새란 놈이 포르르, 겁도 없이 날아들었다. 새는 먹는 데 정신일도 하사불성을 이루느라, 작은 체구지만 시끄러운 음색으로 자기 영역을 지킨다는 노이지 마이너라는 이름은 무색했다. 아주 고요하게, 먹는 데 집중했다. 주변에서 사람들과 파도 소리만 노이지 noisy 하고 있었다. 새는 한 번에 성이 안 찼는지, 두 번을 더 날아왔다.
기어이 제 뱃속을 풀 full로 채우고 돌아갔다.
•줏대 : 자기의 처지나 생각을 꿋꿋이 지키고 내세우는 기질이나 기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