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한테 봄 사진을 듬뿍 보냈다

by 예나네


우리 사위 잘 주무셨는가.


로 시작되는 주말아침안부와 동봉했다. 낸 사진을 세어보니 서른네 장이다. 새벽에 일어나, 뜰에 핀 봄꽃들을 중심으로 사위를 위해 찍었다. 오랜만이다. 마침 8월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떠서 블루문이라 불리는, 그 보석만큼이나 귀한 보름달도 찍혔다. 행여 부담될까 저어 되어 자주는 못 보내니, 한 번에 듬뿍 보내주려고 찍었다. 그리고 찍힌 사진을 좀 더 아담해지도록 다듬으며 아침 아홉 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9월에 제 식구가 다 오는데, 가장인 사위는 일이 생겨 못 오기 때문이다. 어제저녁엔 사위가 제아이들 사진이랑 동영상을 듬뿍 보내왔으니,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나도 이참에 사위가 좋아하거나 그리워할, 내 집 뜰 사진으로 답을 하는 거였다.


사위는 중2 때 호주에 왔다.


서울토박이인 그의, 소년 때 태평양을 건너왔다. 그런데도 그는 장모가 해주는 고추를 쌈장에 찍어먹거나, 깻잎김치거나, 호박잎 된장쌈을 즐겨 찾는다. 작년에 내가 사위네 갈 때도, 내 뜰의 깻잎과 고추가 풍년이라서 장아찌를 다담다담 담아갔는데, 사위에게 밥도둑이 되었다. 그때, 제 와이프인 내 딸과 함께 홍콩을 열흘 다녀오면서, 내가 가져간 고추로 장아찌를 2차로 담아놓고 갔다 왔더니, 그 새 또 거의 다 비워놓고 있었다. 속으로 괜히 고맙고, 더 이뻤다. 어린 시절 고국을 떠나온 그에게, 토속적인 온갖 장아찌는 향수푸드인 듯하다. 부모님 곁을 떠나와 혼자 시렸을 소년에게, 따끈따끈 속을 채워줬을 노스탤지어 푸드.



사위는 이른 아침부터, 제 둘째에게 놀이터로 불려 나와 있었다.

그네를 달랑달랑 타는 네 살짜리 아이가, "아빠, 클로 와 줄래?"라는, 영어와 국어가 섞인 말로 제 아빠에게 쪼막만 한 손바닥을 화들짝, 갖다 대어 짜잔, 마주치며 화이파이브를 재바르게 하고선 까르륵, 꺄윽, 그넷줄을 되잡고 물러가는 동영상으로 답을 보내왔다. 번에도 그는 향수푸드에 눈길을 두었다. 내가 보낸 많은 꽃들 중, 깻잎과 딸기와 호박꽃이 사위의 관심을 끌었다. 호박잎이 너플너플 한 게 쌈 싸 먹으면 맛있겠단다. 그래, 제는 친구네 고추밭에서 뜯어온 쇠비름을 다듬고 찌고 참기름 솔솔 뿌려, 조물조물 무쳐서 냉동고에 넣어두었다. 아직 오지도 않은 딸이, 제 집으로 돌아갈 때 들려 보낼 거다.


사진은 가끔, 오해를 불러온다. 내 얼굴에 주름살을 감하여 반가울 때도 있으나, 사위가 "한련" 잎사귀를 보고 "호박잎"이라 할 때 이럴 땐 대 난감하다. 긴 며칠 전, 칼리할머니는 바로 곁에서 사위와 동일한 꽃을 보면서도 호박꽃이라 했으니, 우리 사위 안목이 없는 건 아니다. 럼에도 나는 바로 세워 줄 의무감으로, 아, "호박 아이고 한련"이라 고쳐주자, 처음 보는 꽃이라며 잎이 또 먹음직스럽단다. 그래, 잎을 먹어도 되는 꽃이라고, 맞장구를 치며, 백년손님 우리 사위한테 "안뇽"을 날렸다.


사위와 난,


자주 안부대신, 하루 한 번씩 서로를 위해 기도를 해준다. 또 다른 사랑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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