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갈비찜이 맛있을까?

by 예나네


갈비찜을 제대로 쿡 해보고 싶었다.



잡채, 부침, 닭백숙, 육개장. 몇 주전부터 냉동실 빈칸을 채워나가는 이런 진부한 반찬 외에, 이번엔 좀 더 특별한 야심작을 연출해내고 싶었다.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갈비찜을 떠올렸다. 당근도 무도 정성 들여 돌려 깎기 하고, 버섯머리는 십자로 디자인대로 갈비찜 쿡을 하고 싶었다. 나의 주부 서른일곱 단 실력을, 이번엔 좀 그럴싸하게 발휘해보고 싶었다. 한테도 그럴진대 내 새끼들한테 그것쯤 못해줄까, 싶은 생각이 요 며칠 내 안에서, 단풍물들이는 갈바람처럼 일었다.


우선 이 동네서 륭하기로 소문난 정육점에 가보았다. Do you have prime rips? 내가 이렇게 물었는데, 혹시나가 역시나랄까. 근육질이 탱탱하고 키 큰 그 백인은, 돼지갈비같이 얇고 넓적하게 손질해 둔 낯선 소갈비팩을 보여준다. 걸 예상하고 을 꺼내어 네이*에서 검색해 간 코리언 스타일 소갈비 사진을 보여주었다. 자기네는 그런 거 안 판다니, 나의 야심작 첫 단계부터 난관에 다. 다시, 집에서 10분 거리의 우월쓰 슈퍼마켓으로 가 정육코너를 꼼꼼히 둘러보았다. 포장된 갈비가 있었지만닐 속에 든 빗살 전체를 확연히 구분할 수 없었다. 비곗덩이인지 살코기가 많은지 난 알 수가 없었다. 꼬부랑글씨로 쓰인 내용물을 사전에 검색해 보면서, 살까 말까 망설이고 또 주저하다가 네 팩을 들고 나와버렸다. 다른 부위에 비하여 가격이 월등히 비쌌으니 믿고 사기로 했다. 소위 질렀다 할까.


두 아이가 함께 앉아서 나의 밥을 먹는 날은 이제 드문 일이 되었다.



멀리 사는 큰딸은 결혼하여 다섯 살, 네 살 아들이 있고, 같이 사는 작은딸은 늘 자신의 일을 소화해 내는 데 골몰하게 산다. 두 아이가 한 주와 두 주씩 휴가를 내어 한 주를 같이 보내게 되었으니, 이날을 우리 삼 모녀는 손꼽아 기다렸다. 아이들이 나의 밥을 함께 먹은 건 올 4월이었고, 이번이 두 번째니 일 년에 두 번이 최대다. 열심히 살아내는 그대들에게 뭔가 엄마의 보너스를 주고 싶었다. 하이스쿨과 대학교 때 왔다지만 아이들의 영어가 네이티브에 비하면 역부족일 테다. 그럼에도 묵묵히 호주회사에 다니며 성실함으로 언어의 장벽을 뚫느라 애쓰는 내 새끼들한테, 어미로서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 그게 고작 갈비지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오만 정성을 다 들여서 아이들을 위한 쿡을 해보았다. 여기서 구하기 힘들어서 재료가 부족한 건, 어미의 사랑으로 대체하기로 한다. 김대석 셰프는 나의 너튜브 스승이다. 그가 말하는 밤은 무로 대신 돌려 깎고, 한국산 말린 대추와 고추는 여기서 불현듯 구할 수 없으니 아쉽지만 건너뛰었다. 어렵게 찾아낸 버섯의 머리 위에도 떨리는 손으로 십자수를 새겨 넣어 최대한 엄마표 무늬가 살아있도록, 갈비 위에다 얹었다. 전날 쿡을 해놓고 다음 날 선샤인코스트, 마루치도어공항으로 마중을 나갔다. 큰 딸네 도착 당일날 다 같이 Australia zoo라는 동물원을 보았으니, 하룻밤을 해피하게 호텔에서 묵고 집으로 돌아왔다. 두구두구... 드디어 나의 야심작을 늦은 런치로 내어놓았다.


오 엄마, 살살 녹는다.

어제 아이들은
저녁을 건너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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