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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슈퍼 Oct 20. 2023

디테일에 미친 디자이너들

나는 아님



1. 소수점을 싫어하는 디자이너


그들은 디자인에 절대 소수점을 남기지 않는다. 각 요소의 엑스 와이 좌표는 물론이고, 글박스와 그림박스의 가로 세로 사이즈는 물론, 각도를 비틀 때도 28.345도는 용납할 수 없다. 28도도 그들에게는 애매하다. 28도가 뭐야? 5 단위로 떨어져야지. 보통 이들은 팀장이거나 경력이 많은 디자이너다.


내가 추측하는 강박의 이유는 이렇다. 디자인팀장은 기준이 되는 디자인을 만들어서 팀원들에게 뿌려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가이드를 잡는 거다.


디자인하는 내내 가이드는 외우다시피 머릿속에 들어와 있어야 하는데 글자크기는 9.243pt, 기울기는 12.837도 같은 식이라면 곤란하다. 협업자와 소통하기 힘들기도 하고.

(- 42.283도 기울이라고요. - 뭐라고요?)



2. 글자 간격에 미친 디자이너


글자 간격에 예민한 디자이너도 매우 많다. 글자와 글자 사이, 글줄과 글줄 사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내용 전달과 전체적인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그럴 것이다. 글자, 숫자, 영어의 자간을 각기 조절하는 건 기본, 영문과 숫자와 부호를 각기 다른 폰트로 쓰는 디자이너도 많았다.



3. 비율에 미친 디자이너


이들은 모든 요소의 가로세로 비율을 똑같이 맞추려고 한다.

사진의 비율은 모두 동일하게, 그래픽 요소의 비율도 일정하게 맞춘다. 가장 작은 것, 중간 것, 큰 것의 비율은 반드시 일정한 배수가 되게 한다.



물론 위의 방식은 절대적인 디자인 규칙이 아니며, 디테일을 챙기는 것과 디자인을 잘하는 것의 증명된 인과관계는 없음.





번외. 징크스에 미친 디자이너


다 마신 커피 종이컵을 일이 끝날 때까지 쌓아둔다.

-버리면 에너지가 빠질 것 같다고 한다.


일 시작 전 자리에서 연필을 깎는다.

-워밍업 단계 중 하나라고 한다.


일 시작 전에 스벅 더블샷을 마신다.

-마셔야 100프로의 뇌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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