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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스킹혜성 Sep 03. 2022

도서관, 수영장 그리고 미술관

 나의 살고 싶은 집 위시리스트에 항상 도보 10분 내 거리에 도서관과 수영장이 있었다.


 가장 1순위인 도서관은 책만 빌리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활동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집 앞의 도서관은 이름이 중앙도서관인 만큼 규모가 상당히 크다. 어린이 자료실 안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사랑 놀이터'도 있고 (약간 교육적으로 강화된 키즈카페 느낌의 작은 공간) 영어 책장 쪽에 가면 스크린에서 영어 애니메이션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우리 애는 도서관 가자고 하면 놀러 가는 줄 안다. 어린이집 하원하는 길에 몇 번 데리고 갔더니 언젠가는 도서관 앞에서 집에 가기 싫다고 드러누운 적도 있어서 오히려 내가 요즘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중이다.

 2층에는 디지털자료실이 있는데 프린터기와 복사기도 아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집에 있던 오래된 프린터기를 비움 하는데 일조했다. 학생이라면 자주 이용했을 열람실도 밤 12시까지 항상 불이 켜져있고, 1층에 카페 겸 라운지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각종 지역 문화행사 정보도 도서관에서 얻을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북스타트 프로그램도 신청해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도서관이 좋아도 너무 좋다.


 큰 규모의 도서관이 아니라도 작은 도서관은 작은대로 좋다. 이전에 살던 곳에 작은 도서관이 있었는데 규모는 작지만 이용객도 적은 만큼 신간이 많고 책 상태가 좋았다.

집 앞에 있는 도서관을 내 집 서재처럼 쓰자라고 생각해서 당분간은 책장에 책을 늘리지 않고 도서관을 이용할 생각이다.



 수영은 현재의 내가 인생 운동으로 뽑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운동이기 때문에 집안에 수영장을 구비할 수는 없으니 수영장이 가까운 곳이면 좋겠다.

 수영강습을 처음 들은 것은 스물아홉부터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수영강습을 등록해놓고 손가락을 꿰매어야 할 정도로 다쳐서 한 달을 미룬 것과 시작하고 얼마 안돼서 고열을 동반한 장염에 걸렸던 일이다. 그렇지만 그 후 일하면서도 출근 전에 꾸준히 강습에 참여했고, 지금은 어느 센터를 가서도 상급반에 등록할 수 있고(상급반은 늦게 등록하더라도 빈자리가 한 두 자리쯤은 있다!!) 자유수영을 맘 편하게 할 수 있는 정도이다.

 수영을 고령이 되어서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운동이기 때문에 접영을 제대로 멋지게 하는 할머니가 되는 것을 목표로 수영을 계속할 생각이다.



 여기에 최근 미술관을 추가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내가 어릴 때는 미술관과는 물리적으로나 감성적으로 모두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미술관에서 느낄 수 있는 영감(? 이라기엔 거창하지만)이 좋다.

 예전에는 대림미술관의 개방적인 분위가 좋았는데 지금은 조용히 관람하는 시립미술관도 좋다. 큐레이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여러 작가의 작품을 한 전시회에서 보는 것도 나와 작품의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어 감회가 새로웠다.

 얼마 전에 집에서 가장 가까운 미술관에 32개월 아이와 함께 갔는데 아이도 미술관을 참 좋아한다. 천장에 설치한 미술작품을 보고 풍선이라며 집에 와서도 풍선 보러 가자는 말을 한다. 참 좋은 곳인데 시청 앞 물놀이장보다 아이들이 없어 한산했다. 아이가 엄마인 나보다 좀 더 빨리 예술과 친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미술관 10분 거리에 거주하는 로망도 오늘 하나 추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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