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쌓인 마음의 온도
열섬현상은 도시가 낮 동안 쌓인 열을 밤에도 방출하지 못해 주변보다 높은 온도를 유지하여 발생한다.
콘크리트, 아스팔트, 자동차, 에어컨에서 뿜어져 나온 인공열들이 도시를 달군다.
내 마음도 그렇다.
낮 동안 웃고, 대화하고, 일하고, 맞장구치며,
가면을 쓰고 버텨낸 모든 순간이 열로 남아 쌓인다.
아침부터 숨이 차오른다.
카페 창 너머로 내리쬐는 햇빛,
사람들 사이에서 흘리는 미소,
하루에도 수십 번 반복되는 “괜찮아요.”
회의에서 웃어주고, 메신저 알림에 답장을 하고,
마음은 어쩌다 비워뒀는지 모른 채 하루가 지나간다.
겉은 멀쩡한데, 속은 바싹 마르고 있었다.
내가 하는 말들, 지어낸 표정들, 인공적인 관계들이
마치 도시의 인공열처럼 내 마음을 서서히 달궈갔다.
낮에는 가면을 쓴다.
잘 해내야 하고, 참아내야 하고, 맞춰줘야 한다.
내 진짜 얼굴은 점점 희미해지고,
마음 안쪽에서는 식지 않는 열기가 조용히 차오른다.
집에 돌아오면 몸은 묵직한데, 마음은 텅 비어 있다.
피곤한데, 잠들기에는 이렇게 보낸 하루가 너무 아깝다. 그렇다고 뭘 해야 할지 계획도, 시간도 없었다.
나도 모르게 내 안에서 열섬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 열기는 더 하라는 신호가 아니라 멈추라고 속삭이는 경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섬은 빠져나가지 못한 열기의 흔적이다.
풀지 못한 말, 끝내 삼킨 감정,
낮 동안 켜켜이 쌓인 억눌린 욕구와 마른 마음.
밤이 되면 그 모든 것이 나를 달군다.
그래서 도시의 밤은 더 뜨겁다.
사람들은 밤이 오면 도시가 식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알고 있다.
도시의 밤이 더 뜨거운 건,
낮 동안 우리가 내보내지 못한 열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오늘 퇴근길에는
뜨겁지만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걸어야겠다.
그리고 내 안에 눌러둔 말을 나 자신에게 건네야겠다.
감정을 흘려보낼 바람길을 만들어야겠다.
아직은 완전히 식지 않았지만,
오늘은 조금 더 숨이 통하기를 바라며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