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준연 작가 Oct 20. 2020

작가가 된 이유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날은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 알게 된 날이다



TV에 나와 노래해 혹시 니가 볼까 봐

날 들으면 날 본다면 날 찾아줄까 봐

기를 쓰고 노래해 그 옛날의 널 위해

그때 다 하지 못했던 내 맘을 담아서

이렇게 노래해


가수 신용재의 '가수가 된 이유'의 한 부분이다.

한 여자를 다시 만나고 싶어서 가수가 되었다고 한다. 

그 마음이 절절히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 노래를 들으며 마크 트웨인의 명언이 생각났다.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두 날은 세상에 태어난 날과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 알게 된 날이다.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 알게 된 날이라...

나에게 그런 날이 있을까?

적어도 2년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직장인

그게 바로 나였다.


살고 싶은 이유도

살아갈 이유조차 희미했던 

평범한 청년이었다.


하지만 정말 우연히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도 그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7개월 만에 나는 작가가 되었다.

 


27살에 무직, 무스펙, 고졸 청년.

심지어 곧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20대를 그냥 날려버린 것 같았다.

아니, 완전히 날려버렸다.


친구들은 벌써 자리를 잡고 결혼했다.

나는 갈 곳 조차 없었다.


그때 우연히 책을 만났다.

비가 추적추적 오던 날 

단칸방에서 '호박벌'을 만났다.


과학적으로 날 수 없는 벌

하지만 지금도 날아다니는 벌


이 이야기가 진실이든 혹은 허구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 단어를 보고 

나의 가슴이 다시 뛰었고

이상처럼 다시 날고 싶었다.


남들은 모두 말했다

'절대 안 된다.  작가는 아무나 하는 거니?'


하지만 책은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은 너도 할 수 있다는 말이야!'


책이 죽어가던 나를 살렸다.

신체적으로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완전히 죽었던 

이생망 청년을 작가로 만들었다.


나도 내 주위의 사람들을 살리고 싶다


'저런 사람도 작가가 되는데

저런 사람도 웃으며 살아가는데...'


저런 사람이 되어서라도 

누군가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


나는 그렇게 작가가 되었다.

이전 02화 대기업 임원에게도 평생직장은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