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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영신 Jun 05. 2023

일상에세이#4. 휴지통을 닦았다는 건!

대화할 타이밍

거품을 낸 수세미로 구석구석 닦고 마저 지워내지 못한 얼룩들은 솔로 벅벅 문질러서 휴지통을 닦았다. 

시원하게 물로 샤워를 해주고 뒤집어 두었다.


탁! 탁! 앞치마를 털었고 끝!!


정말 끝났다!


가족들은 잘 모른다. 

휴지통을 닦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오물을 다 받아주는 휴지통을 깨끗하게 세척했다는 것은......

엄마에게는 다시 굳게 다짐했다는 것이다.


손님이 온다는 소식에 욕실을 둘러보는 일은 익숙하다.

하지만 손님이 온다고 해서 휴지통을 물로 닦아내는 일은 '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건 정말 마음이 동할 때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내 경우에도 그렇다. 20리터짜리 종량제봉투를 걸어두는 메인 휴지통을 그 커다란 휴지통에 물을 채워가며 닦아내는 날은 나의 집에 대해 어느 정도 정돈이 마음에 들게 마무리되었고 다시 이 집에서 힘을 내고 힘을 불어넣고 생기를 채워 으쌰으쌰 해보겠다는 의미이다.


가족들이여! 엄마가 휴지통을 닦았다면 오늘 저녁 둘러앉아 과일을 먹으며 내일을 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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