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에 유행이 웬 말?

5년째 잘 사용 중인 핸드폰

by 미세스쏭작가

2019년도에 구매한 S사의 핸드폰을 현재까지 유용하게 쓰고 있다. 사용 기간이 오래되다 보니 실수로 여러 번 떨어뜨리기도 했고 사용감도 있지만 성능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이 폰으로 날마다 브런치에 올린 글을 수정하고 내장된 펜을 사용해 유익한 메모도 많이 한다. 핸드폰의 수명이 통상 2년 정도라고 하니 2.5배는 족히 사용한 셈이다.

새로운 부가 기능이나 유행을 좇아 전자제품을 바꾸는 소비 행위를 어릴 때부터 지양했다. 전자제품에 큰 욕심이 없는 편이기도 하고 버려지는 제품을 볼 때면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었다. 가전제품이나 전자기기는 최대한 오래 사용하고, 덜 사려고 노력한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쓰레기가 있을 리 만무하나 가전기기는 특히나 위험한 쓰레기로 분류된다. 가난한 국가로 수출된 전자 폐기물에는 납, 카드뮴, 수은, 독성 PVC 등이 들어 있다. 소량의 필요 부품 추출 후 폐가전은 다시 강에 버려지거나 소각다. 오염된 물과 공기는 지구촌 전체에 악순환고 있다.


EBS뉴스에서 “아프리카 가나 아그보그블로시(Agbogbloshine)에는 노트북 산이 있다.”라는 기사를 접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장소에서 엄청난 양의 유독 가스를 마시며 금속을 채취하는 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대체 무엇일까. 덜 사고, 안 사고, 오래 쓰는 방식을 통해서라도 불법 쓰레기 수출을 줄이는 수밖에.

박경화 작가의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생각 10’이라는 책은 매해 전 세계에서 5천만 톤 이상의 전자제품 쓰레기가 발생한다는 내용을 다뤘다. 프랑스 에펠탑 9,500개의 무게와 맞먹는 양이라는데 도무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성인 11억 천만 명이 넘게 모여야 이룰 수 있는 무게인 셈인데 이조차도 감이 안 온다.

얼마 전 T사의 모니터 한 대를 구매했는데 산 지 두 달 만에 먹통이 됐다. 멀쩡했던 모니터가 어째서 작동을 않는지 한숨만 나왔다. 고객센터에 연락했더니 모니터를 구매한 매장으로 가져다 달라고 했다. 며칠이 지나 수리 비용이 십팔만 원 이상 될 거라는 전화를 받았다. 십팔만 원!? 배송비를 더하면 새 모니터의 값을 뛰어넘는 격이었다. “추후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차라리 새로 구매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모니터는 우리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버려졌다. 혹시 모니터 액정을 설탕유리로 만드셨는지 궁금하다.

이런 일을 겪은 후론 돈을 더 주더라도 AS를 제대로 할 수 있는지부터 고려한다. 여전히 고장 난 가전제품이나 물건을 고쳐 쓰는 일은 멀고도 복잡하다. 수리를 위해 전화를 걸면 "지금은 전 상담원이 통화 중입니다."라는 멘트만 듣게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 고장 난 제품을 고쳐서 사용하는 절차가 간편하고 당연한 소비 사회가 진정 도래하길 바란다. 친환경 제품, 청정에너지, 탄소 중립을 지향하는 미니멀라이프의 벽이 때론 어렵고 높게 느껴지지만 환경을 생각하며 살겠다는 마음에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


아장아장 미니멀라이프 야매 TIP

1. 국내에서 AS가 잘 되는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폐가전 쓰레기를 줄이고 불필요한 지출도 막을 수 있습니다. (핸드폰 과열로 S사 서비스센터를 찾았던 적이 있습니다. 무료로 바이러스 치료를 받았고 그 후로 쭉 문제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2. 가전제품도 청소를 잘해줘야 건강하게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건조기 필터, 컴퓨터 먼지, 세탁조 등을 청소한 날을 기록하고 너무 늦지 않게 챙겨 볼까요?)

3. 핸드폰을 장기간 사용함으로써 매달 25%의 요금 할인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약정 할인에다가 매달 공짜 영화까지 한 편을 볼 수 있어서 유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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