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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스쏭작가 Feb 24. 2024

과거의 사람과 연락을 끊지 못하는 연인

노선을 정했다면 똑바로 걷기

 헤어진 연인과 몰래 연락하는 사람과 만났던 적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연애했던 그들이었기에 처음 몇 번은 이해 됐습니다. 그러다 여자 쪽에서 남긴 구린내 풍기는 비밀글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애칭까지 써가며 아직 미련이 남았음을 고백하는 여자의 메시지를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더는 눈감을 수 없었 같은 문제로 몇 번이나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때마다 엑스는 싹싹 빌며 다시는 옛 여자친구와 연락하지 않겠다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고 촉이 좋은 내게 여러 번 꼬리를 밟혔습니다. 뭘 몰랐던 당시엔 몹시 혼란스러웠습니다. 내가 괜히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몹쓸 짓을 하는 것 같았고. 쿨하게 이해해 주지 못해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용서, 이해, 분노, 유감. 다양한 감정을 소화하느라 마음이 자주 체했습니다. 엑스는 내게 다정하고 헌신적인 남자친구였지만 우리가 기라도 하면 헤어진 여성과 오랜 시간 통화를 하거나 몰래 만났습니다.


 과거의 연인과 연락을 끊지 못했던 그에게 이별을 고했습니다. 의리도 줏대도 없는 남자에게선 더는 이성적인 매력을 느낄 수 없었거든요. 엑스와 헤어진 후 모래 한 톨만큼의 미련도 남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후련할 뿐이었습니다. 매번 똑같은 상황을 맞닥뜨리면서 이런 관계는 정상이 아니란 생각이 들습니다. 헤어진 후 그는 내게도 오랜 시간 연락을 해왔습니다. 잘 지내니, 보고 싶다, 예전 생각이 났다 등등.

 새로운 사람과 만남을 시작했던 터라 앞으로 더는 연락하지 말아 달라 부탁했습니다. 내가 겪었던 불편한 감정은 나로 족하다 일렀습니다. 진심으로 사과하는 그에게 다 지난 일이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헤어진 연인과 연락을 끊지 못하는 남자와 어렵게 헤어진 여자. 그 결과 과거에 대해 집착하고 경계하는 성향이 생기고야 말았습니다. 이를 극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기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은 제 남편입니다.


 과거의 인연 때문에 싸우고 이별하는 사람들을 적잖이 봤습니다. A라는 친구의 연인에게는 절친한 이성친구가 한 명 있었습니다. 느낌이 좋지 않았던 A는 찜찜한 마음에 여러 번 그녀의 SNS를 살폈습니다. A의 남자친구가 남긴 댓글들과 다정한 대화, 그녀의 수려한 외모를 보니 더욱 신경이 쓰였습니다. 하지만 그저 동네 친구라는 그들의 사이를 두고 왈가왈부할 수 없었습니다. 사귄 지 한참 지나 그녀가 연인의 옛 여자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된 A가 우리에게 복잡한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냥 동네 친구라더니!" 우리는 A에게 그녀의 SNS좀 보여달라 청했습니다. "뭐냐. 이 비키니 차림의 사진들은 또 뭐냐고." 그녀의 쭉쭉빵빵한 몸매와 예쁜 얼굴을 보니 쉬이 옛정이 사그라들진 않겠구나 싶었습니다. 남자의 마음엔 방이 여러 개 있다는 말뜻 알 것도 같더군요.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우는 A의 모습을 보면서 덩달아 속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저 친한 친구로만 믿었던 이성이 알고 보니 과거의 연인인 경우 혹은 싫다는 의사를 표했으나 헤어진 연인과 연락을 지속하는 사람. 구태여 과거의 끈을 붙들고 이해를 바라는 이기심은 불화의 발화점이 됩니다. 설령 아무런 미련이 남지 않은 관계일지라도 현재를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존재하죠. 과거의 기억은 미화되기 마련이고 정은 가장 무서운 사랑 중 하나입니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현명한 사랑이고요. 헤어지고 나면 끝인 것이 남녀관계이건만 굳이 양쪽 모두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으려고 과욕을 부려야 할까요. 정작 살펴야 하는 주변사람들은 잘 챙기지도 못하면서 이제 와서 과거의 연인을 살뜰히 챙긴다? 이런 문제로 재차 연인을 아프게 하는 사람믿고 가는 건 큰 모험입니다. 사귀었던 내내 플라토닉 사랑을 유지했던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이 같은 이성 문제에 있어서는 최우선적으로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 합니다. 행동 따로 말 따로 하면서 왜 나를 믿어주지 않느냐 주장하는 고집은 일찍이 버립시다. 과거는 과거로 묻어두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마음 밭을 윤택하게 일궈야지요. 양쪽 다 과거의 연인에게 관대하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지나간 사랑 때문에 연인을 괴롭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노선을 정했다면 이쪽저쪽 차선을 넘나들며 충돌을 야기하지 말 것. 당신만은 똑똑히 알고 있습니다. 왜 헤어진 연인과 대가 평범한 친구가 될 수 없는지.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지금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합시다. 사랑은 언제나 더 노력하고 포기하고 져 주는 사람이 이깁니다.  

친(한), 구(룸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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