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궁전, 셰키칸에서 시간을 보다

by 남궁인숙

1762년경에 세워진 '셰기칸 궁전'은 아제르바이잔의 대표적인 역사적 건축물이다.

이 궁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아름다운 궁전으로 알려져 있다.

18세기 후반, 셰키칸 국의 왕 '후세인 칸의 여름 궁전'으로 후세인 칸 무샤다그에 의해 창건되었다.

코카서스 산맥 아래, 아제르바이잔의 고요한 도시 세키(Şəki)에 들어서니,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오게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붉은 벽돌과 나무, 스테인드글라스가 조화를 이루는 '셰기칸 궁전'은 단순한 왕의 거처가 아닌, '빛과 예술로 엮어낸 하나의 시(詩)'처럼 역사를 읊게 한다.


다소 삼엄한 경계 속에서 들여다보는 궁전은 외형에서는 비교적 단층으로 소박해 보이지만, 그 내부에 들어서니 숨이 멎을 만큼 화려했다.

특히 이 궁전을 전 세계에 알린 주역은 다름 아닌 '셰베케'라고 불리는 아제르바이잔 전통 유리 공예였다.

수천 개의 조각 유리를 나무틀 안에 끼워 만든 창문은 못 하나 없이 이어진 정교함의 극치를 이룬 작품이었다.

햇살이 비칠 때면 천 개의 색채가 궁전 안을 부드럽게 물들였다.



바닥에는 페르시아식 카펫 문양이 섬세하게 채색되어 있고, 천장과 벽면은 식물, 동물, 기하학적 문양, 그리고 영웅들의 이야기가 담긴 회화들로 가득하다.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그림이 없다.

그림 하나, 문양 하나마다 당시 칸국의 자존심, 신화, 그리고 이슬람 예술의 정수가 응축되어 있는 예술의 극치였다.


셰키칸 궁전은 단지 과거의 왕족이 거닐던 장소만이 아니었다.

이곳은 인간의 손으로 어디까지 섬세한 아름다움을 구현할 수 있는지, 빛과 색, 공간의 철학이 녹아든 예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아쉬웠다.


마당 한편에 서서 바람에 일렁이는 셰베케 유리를 바라보노라면,

이 궁전은 왕의 거처라기보단,

'빛이 머무는 성소였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곳은 2019년, '세키 역사도시와 칸의 궁전'으로 UNESCO에 등재되었다.



셰키칸 궁전 앞마당에도 동네 길목에도 역사와 예술의 흔적들이 묻어나 있었다.



https://suno.com/s/YTsecH0ffQgkTcaZ



셰키칸 궁전에서


작사: 콩새작가

작곡: 수노


1절

스테인드 글라스 너머로

무지개 빛이 춤을 춰

조용한 궁전 뜰 안에

바람조차 숨을 고르네


사자의 눈, 칸의 그림자

벽화 속 꽃이 말을 해

천년의 시간이 머물다

이곳에 빛으로 살아나네



셰키 칸 궁전에서

나는 전설을 보았죠

빛과 그림이 어우러진

침묵 속의 고백처럼


셰키 칸 궁전에서

나는 시간을 건넜죠

잊힌 사랑과 꿈들이

유리창 안에 살아 있어요


2절


못 하나 없는 그 창문

수만 개 빛을 껴안고

그리움 담은 나뭇결에

이슬처럼 떨림이 스며요


황금빛 정원에 서 있던

그대의 발소리 들리네

예술과 영혼이 만나는 곳

바로 그 순간의 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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